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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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영국]     도시분류 : [에든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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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FIELD] 에든버러에서의 하루

Travel :: Edinburgh

One Day in Edinburgh
에든버러에서의 하루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를 딱 하루 거닐었다. 이 하루 동안 나는 출장을 와 있는 여행 기자도, 들뜬 여행자도 아닌 한 명의 외국인이 되기로 했다. 에든버러에서 가장 사람이 많다는 두 곳, 칼튼 힐과 로얄마일을 그저 두리번대며 걷고 걸었다.

글 이소윤 기자 사진 임성훈 기자 취재협조 한진관광 www.kaltour.co.kr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할아버지와 같은 도시

“건물들이 참 멋지네요.” 에든버러의 길거리로 나와 걸으며 가장 처음 뱉은 말이다. 에든버러를 걸을 땐 언제나 고개가 하늘을 향해 45도 이상 들려 있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느 골목에 들어서도 만나는 높고 웅장한 대리석 건물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다. 특히 그 정도가 가장 심한 것이 ‘에든버러 성Edinburgh Castle’이다. 도심에서 조금만 부지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인 에든버러 성. 화산 위에 세워져 있는 이유도 있지만 또 그 자체의 규모도 남다르다. 비록 그 안에 입장해보지는 못했지만 바깥에서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그만의 위태로운 웅장함이 있었다. 이 성에 관한 이야기를 얼핏 듣고 에든버러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바뀌었었다. 에든버러는 물론 영국의 도시이지만, 그와 동시에 스코틀랜드의 수도라는 생각을 같은 무게로 갖자는 방향으로 말이다.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에 종속되고 독립했던 과정이 숱하게 반복되면서 희생된 전쟁 영웅들은 반드시 에든버러 성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왕궁의 작은 요새이기도 했던 에든버러 성에서 싸우다 죽은 이들도 많았고, 바깥에서 희생되더라도 이 성에 이름은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영제국의 일부가 된 스코틀랜드이지만 여전히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자신을 ‘스콧Scot’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성에 입장할 시간이 부족해 찾은 곳은 ‘칼튼 힐Calton Hill’이다. 시내 중심부에서 도보로도 이동할 수 있는 이 언덕은 사실상 에든버러 최고의 전망대일 것이다. 사실 에든버러를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 <원 데이>에 여럿 등장했던 ‘홀리루드 공원Holyrood Park’의 언덕 정상까지 올라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바로 곁의 칼튼 힐에서 이를 가까이 엿보며 마음을 달랬다. 계단 몇 개 올라온 게 전부인 듯한 칼튼 힐에서도 지나치게 훌륭한 경치를 선물 받았기 때문이다. 언덕 위 에든버러성과 함께 발모랄 호텔의 화려한 시계탑, 첨예한 스콧 기념탑 등이 중후한 도심에 뭉근하게 어우러진 풍경. 그러다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보다 획일적으로 말끔한 건물들이 지어진 신시가지가 보인다. 작은 노고로 이토록 풍요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더불어 칼튼 힐 위에 세워져 있는 그리스 신전과도 같은 ‘내셔널 모뉴먼트’와 칼튼 힐 풍경 사진에 반드시 등장하는 ‘두갈드 스튜어트 기념비’와 사람들의 휴식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도 즐겁다. 

높은 곳에서 에든버러를 동경해보았으니 이제 그 속으로 뛰어들어 볼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정답은 ‘로열 마일Royal Mile’ 하나뿐이다. 에든버러 성 아래를 따라 1마일 길이로 조성되어 있는 이 길은 왕궁과 홀리루드 하우스 사이를 잇는 길이다. 16세기의 국왕이 두 궁전 사이를 오가며 지어진 이름. 건물들에는 그 중후함이 가득 묻어 있지만 지금은 기념품 가게 직원들과 여행객, 현지인, 인솔자 등의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쉽기 않은 길이 되었다. 30분 걸었을 뿐인데 순식간에 녹초가 되어 버릴 정도로 그 열기가 놀이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이곳을 찾은 8월 당시에 에든버러의 유명한 축제 ‘프린지 페스티벌’이 한창 진행 중이었기에 더했던 것도 사실이다. 먼 발치에서는 아주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건물들 일색이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니 자유분방하고 문화에 목마른 남녀노소들이 그 본능을 마음껏 분출하며 살고 있는 대도시였다. 머리부터 다리까지 잘 관리된 고급스러운 정장을 입은 한 할아버지가 포인트로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는 모습을 본 기분이랄까. 자신들의
공연을 위한 홍보와 예술에 대한 열정을 사방에 터트리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도 금새 조용한 샛길로 빠질 수 있는 이 도시를 가만히 바라보며 오래 미소를 짓고 서 있었다.

 


데이비드 흄 조각상
작은 놀이공원 같은 로열 마일.
칼튼 힐 위, 내셔널 모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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