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ta Island 단짠단짠 몰타 섬

몰타 섬에는 몰타의 수도 발레타Valletta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이지만 몰타의 경제,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1565년 기사단이 터키의 공격에 대비해 만든 유럽 최초의 요새도시이자 계획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이 덕분에 16~19세기의 건축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어 걷는 그 자체가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다.
글과 사진 여병구 편집장 취재협조 카타르항공 qatarairways.com/kr, 몰타관광청 www.visitmalta.com
 

몰타 국제공항에 내린 후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온통 누런 색의 건축물이었다. 이는 몰타 정부가 몰타의 모든 신축 건물을 라임스톤(해안가의 조개 껍데기 등이 굳어져서 만들어진 암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모든 도시가 누런 색으로 마치 고대 유적지의 한복판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다. 워낙 작은 섬이다 보니 모든 경제활동이나 거주지가 바다를 중심으로 발달돼 있어 쇼핑몰도 시장도 전부 바다에 위치하고 있다. 숙소가 있는 세인트 줄리안스의‘힐튼호텔(Hilton Hotel, St. Julian’s)’로 이동했다. 호텔에 체크인 한 후 슬리에마로 이동했다.
 

슬리에마(Sliema)

몰타 섬의 핫 플레이스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슬리에마Sliema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청담동 같은 지역으로 라임스톤으로 온통 누런 색의 건물들 사이에서 현대적인 쇼핑몰과 상점이 즐비한 번화가이다. 해안가를 따라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늘어서 있는데여기에 밤이면 파티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펍들이 즐비한 세인트 줄리아가 바로지척이다. 이 때문에 슬리에마와 세인트 줄리안스St. Julian’s가 금요일 및 주말에 가장 북적거린다. 오랜 비행 끝에 호텔에 여장을 풀자 마자 나섰기에 다소 피곤했지만 슬리에마에서 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산책하다 보니 잠시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바다에는 각종 유람선들이 정박해 있고 요트를 타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 그리고 해안가의 산책로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따가운 지중해의 햇빛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슬리에Sliema바다 맞은편이 바로 수도인 발레타와 발레타 대성당의 둥근 돔이 한 눈에 들어온다. 워낙 작은 수도인 발레타를 좀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슬리에마를 만들었다고. 슬리에마에서는 몰타 주민들의 주택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생활상을엿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침 해가 질 시간이어서 그런지 발레타 쪽으로부터 붉은 석양이 길게 띠를 남기기 시작한다. 멋진 석양의 포인트를 위해 티그네 포인트Tigne Point로 이동했다. 이곳은 더 포인트The Point쇼핑몰이 있는데 쇼핑몰에서 바다 쪽으로 툭 튀어나온 전망대로 발레타 대성당을 뒷배경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티그네 포인트아래로 수영할 수 있는 방파제 같은 곳이 있는데 이곳도 나름 사진 포인트로 유명한 듯하다. 젊은 남녀들이 일광욕을 즐기면서 석양을 만끽하고 있다. 저녁식사를 위해 티그네 포인트 바로 옆에 위치한 더 테라스The Terrace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뷰가 근사하다. 어둑해진 밤의 슬리에마는 더욱 운치가 있었다.화이트 와인에 해산물 요리를 곁들이니 인천에서 카타르 도하를 거쳐 몰타까지의 긴 여정으로 쌓인 긴장이 노곤하게 풀리기 시작한다.

Hotel Info
힐튼 몰타Hilton Hotel, St. Julian’s
세인트 줄리안스에 위치한 이름만 들으면 다 알고 있는 5성급 호텔이다. 걸어서 슬리에마나 세인트 줄리안스까지 갈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세련된 객실과 화려한 스위트 룸을 갖추고 있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바다 전망 객실의 창문으로 바로 환상적인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일출을 보러 포인트로 일부러 나가야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편안한 침대에서 일출을 그대로 볼 수 있다. 힐튼 몰타는 몰타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고 성 요한 대성당이 차로 약 20분, 하자르 임이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어 여행객들이 스케줄을 짜기에 매우 편리하다.

피트니스 센터, 야외 및 실내 수영장, 테니스 코트 등의 시설도 수준급이다. 또한제트 스키, 스쿠버 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와 액티비티를 즐기실 수 있는 것도특징이다. 모든 객실에는 TV, 미니 바, 에어컨 및 전용 욕실이 갖춰져 있으며 일부 객실에는 전용 풀장도 마련되어 있다. 지중해와 태국 요리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레스토랑과 바가 있다.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착시 현상을 주는 카지노도 인접해 있다.
위치:Portomaso, 파쳐빌, 세인트 줄리안, 몰타섬, 몰타

 

하자르임Hagar Qim
침대에서 거대한 통창으로 들어오는 일출 때문에 잠을 깨기는 처음이다. 어제도 놀랐지만 다시 한번 힐튼 몰타의 기막힌 위치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서둘러 카메라를 꺼내 일출 사진을 원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오전 9시에 선사유적지가 있는하자르임Hagar Qim과 블루 그라토Blue Grotto로 향했다.이 두 곳이 오후 5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서둘러 일정을 시작했다.몰타 섬의 크렌디Qrendi 지역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자르 임과 임나드라는 몰타의 선사시대 유적 중에서 스탠딩 스톤 즉 거석이 가장 잘 보존된 신전이다. 몰타의 거석 신전은 1980년 몰타섬 전역에 4곳이 최초로 지정되었고 1922년과 2015년에 하자르 임과 임나드라가 확장 지정되어 총 7개의 신전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기로 영국의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스톤헨지Stonehenge가 거석신전으로는 가장 오래됐다고 생각하겠지만 하자르 임이 무려 1천년이나 앞선 3300년 전의 것이라고.

무거운 것은 무려 20톤에 달하는 거석들을 타원형으로 정교하게 쌓아 올린 신비스러운 유적이 강렬한 태양과 바람으로 인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단하고 거대한 천막으로 씌어 진 하자르 임의 입구에 도달하니 양쪽의 두개의 돌기둥과 상단부 돌기둥 한 개로 된 ‘삼석탑Trilithon’이 보인다. 삼석탑으로 들어서니대부분 석회암으로 이뤄져 있고 암석은 퇴적암이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풍화작용에 의해 변형되어 왔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 1939년에 이곳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그냥 단순한 돌무덤으로 알았을 정도로 정확한 기록이 없었기에 이곳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한 곳인지 불확실하지만 일종의 반원 행태인 앱스apse가 여러 개 놓여 있는 것으로 봤을 때 풍요나 다산을 위한 제사의식이 치러진 곳으로 유추하고 있다. 이곳의 원본 출토물은 모두 수도인 발레타 고고학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수차례 발굴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자르 임에서 임나드라 신전으로 가는 길의 왼쪽으로 지중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신전으로 가다 보니 왼쪽 편에 작은 탑이 하나 보인다. 이곳이 1658년에 성 요한 기사단이 몰타섬에 새운 13개 외부 침략 대비용 방어 타워 중 하나인 함리자 타워Hamrija Tower. 오른쪽 편에 보이는 작은 기념탑은 1927년 영국령일 당시 몰타섬의 총독이었던 콘그리브를 기념하는 콘그리브 기념탑The Congreve Memorial이다. 건너편 바다 위에 작은 섬이 바로 몰타에서 가장 작은 필플라Fifla 섬이다. 돌섬에 불과하지만 선사시대 도기류가 출토된 곳이라 현재 생태환경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처음 접하는 역사를 듣다 보니 이해하기도 힘들고 가이드가 너무 열정을 다해 설명을 하다 보니 시간이 꽤 지체됐다. 서둘러 블루 그라토로 향했다.
 

블루 그라토Blue Grotto

하자르 임으로 내려가다 보면 마치 코끼리 절벽 같은 해안 절벽 사이로 보트들이 부지런히 다니는 것이 보인다. 우리도 그 보트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내려갔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면서 기다리다 보니 꽤 적지 않은 다이버들이 장비를 갖추고 내려가는 것이 보인다. 수중 30m에서도 깨끗한 바다 속을 볼 수 있고 따뜻한 수온으로 몰타는 다이빙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유명하다. 블루 그라토가 다이버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유가 이 바다 밑에 난파선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라토 보트 투어는 30분 정도로 짧지만 거칠고 푸른 대서양의 바다 위를 질주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블루 그라토라는 말이 ‘푸른 동굴’을 의미하는데 자연 동굴이 마치 코끼리 모양을 닮았다.

지중해의 파도와 바람에 의해 부지런히 침식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천연 해식동굴. 날렵한 안내원이 흔들거리는 보트 위로 탑승시키자마자 요란한 모터소리와 함께 시퍼런 바다로 나아갔다. 파도가 좀 세서 거친 물살이 얼굴을 때리기는 하지만 워낙 경치가 좋아서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 해식 동굴 속으로 들어서는 순간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의 멋진 풍경에 넋을 놓고 말았다. 보통 오후 5시까지가 마감인데 4시 반에 끝나거나 날씨에 따라 매우 운항 유무가 자주 결정되니 운이 좋아야 탈 수 있다는 말도 나오니 꼭 확인하고 타도록 하자.
Info운행시간: 하절기09:00~15:30, 동절기 09:00~17:00 www.bluegrottomalta.com

마르샬슬록 Marsaxlokk fishing village

점심 식사를 위해 마르샬슬록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몰타 섬 남쪽에 위치한 몰타 최대의 어촌마을이다. 입구에서부터 진입하려는 차가 줄을 이은 것을 보니 핫한 곳이 분명하다. 푸른 바다위에 수상택시가 부지런히 손님들을 실어 나르고 있고 고기를 잡기 위해 나서는 몰타의 전통배 루쯔Luzz가 보인다. 15, 6세기경 터키군과 나폴리군의 최대 격전지이기도 한 역사의 현장인 이곳에서는 일요일마다 ‘선데이 피시 마켓Sunday Fish Market’이 열린다.

마침, 기자가 도착한 날이 일요일이었고 장이 서는 바람에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대거 몰려 북적거린 것이었다. 이곳에서 가장 맛있는 것이 문어요리라고 하는데 역시나 문어를 파는 곳이 많다. 선데이 피시 마켓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비린내 나는 생선시장이 아니다.그 흔한 생선 비린내가 잘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신선하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생선만 파는 것이 아니라 전통 의상, 소품, 카펫, 소형가전, 휴대폰케이스, 수영복, 액세서리, 그림, 네임목걸이 등 꽤 흥미 있는 물건도 많이 판다. 시장을 중심으로 노천카페가 많아 쇼핑을 하다가 지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상시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어 한적하고 조용한 어촌마을이라고. 마켓 초입에 있는 타르타룬Tartarun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와 달콤한 아이스 커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다음 일정인 비토리오사로 향했다.

비토리오사(비루구)Vittoriosa

수도인 발레타 맞은 편에 위치한 쓰리씨티즈의 하나인 비토리오사로 이동했다. 쓰리씨티즈는 비르구Birgu와 생글레아Senglea, 코스피쿠아Cospicua등 3개의 도시를 지칭하는 말이다. 비토리오사는 비르구Birgu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과거 몰타에 정착한 성 요한 기사단이 터키를 물리쳤던 강렬한 전투의 역사현장에 맞게 강건한 요새로 보인다. 마침 도착한 날이 사이클 대회가 열려 교통통제로 인해 주변을 제대로 돌아볼 수 없었다. 세인트 안젤로 요새Fort St. Angelo 전망대로 올라가서 보니 칸막이로 만들어진 경주로 사이로 사이클 선수들이 질주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곳은 천사의 성이라는 뜻으로 몰타기사단이 본부로 사용했던 곳으로대포가 놓인 위치를 보니 공격보다는 방어에 집중한 듯하다. 발레타의 성 요한 대성당에서 있는 화가 카라바지오가 수감되었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라고 가이드가 귀띔해준다. 카라바지오는 자신을 비방한 기사단원을 공격해 중상을 입혔다는 죄목으로 이곳에 수감되었다. 안젤로 요새의 최상층부는 기사단 전용 구역이라고 하는데 현재도 한 명의 기사가 살고 있다고.별도 투어 비용이 드는 듯하다. 안젤로 요새의 외형을 제대로 보려면 발레타의 어퍼 바라카 가든과 바로 옆 생글레아의 갈디오라 공원으로 가면 된다.

Info 세인트 안젤로 요새 개장:09시~18시(1월~9월은 -09시~17시)

요새를 나와 ‘콜라키오Collachio’로 이동했다. 콜라키오는 비토리오사 안의 특정 구역 이름으로스페인, 프랑스등의 외국인들이 거주했던 특별 거주구역이다. 오후 5시 이후에는 몰타인은 그 구역으로 들어갈수 없었다고 한다. 비토리오사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1530년대에 성 요한 기사단이 정착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귀가 먹먹할 정도의 한적함이골목길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사이클 대회가 열리기는 하지만 콜라키오로 들어서니 금세 적막감이 감돈다. 라임 스톤의 건물들 사이로 걷다 보면 어느 새 기사단들이 하나 둘 나올 것만 같다. 시간여행을 하는 순간이다.

발레타Valletta

마침내 몰타의 수도 발레타로 들어섰다. 가로 1km, 세로 600m의 작은 반도에 1565년에 성 요한 기사단이 건설한 기획도시이다.아주 작은 수도이지만 볼거리가 가득하다. 유네스코가 발레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한 이유도 가장 집중된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응집된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1565년에 막강한 터키의 파상 공격에 저항해 끝까지 몰타인들과 합세해 성공적으로 지켜낸 이후 프랑스 출신의 기사단장인 ‘장 파리소 드 발레타Jean Parisot de la Valette’를 추앙하며, 그의 이름을 따 발레타로 명명했고 발레타는 성 요한 기사들의 도시가 되었다. 한 눈에 봐도 매우 고풍스럽게 보존된 16세기의 성벽으로 둘러 싸인 도시로 단 몇 시간 만에 둘러 볼만큼 크지 않아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중간중간 골목들 사이로 항구가 보이는 것이 매우 운치있다.

먼저, 몰타의 역사를 한번에 볼 수 있는 몰타 5D 극장으로 갔다. 지금은 영어 자막으로 봐야 하지만 2020년 초에는 한국어 자막도 제공된다고. 30분 정도 영화를 보고 나니 어느 정도 몰타의 역사에 대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발레타 곳곳은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정말로 많은 인파들로 발디딜틈이 없다고 하면 과장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말 많았다.거대한 남서쪽의 시립문(City Gate)에서부터, 궁전들과 대성당들로 둘러싸인 광장을 거쳐 시 중심지로 들어오는 직선의 도로에는 인파가 끊이질 않았다.
 

성 요한 대성당St. John’s Co-Cathedral
발레타에서 가장 줄을 많이 서는 곳이 바로 성 요한 대성당(1573~1577 완공)이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세계적인 빛의 화가 카라바조Caravaggio의 작품인 ‘세례자 요한의 참수’라는 작품이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작품은 카라바조가 유일하게 서명을 남긴 작품이라고.이를 보기 위해서인지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행렬이 꽤 길다.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제때 볼 수 없을 지경.성 요한 기사단이 1565년 전쟁에 이긴 후 발레타 지역을 기획도시로 건축하면서 건축가인 제롤라모 카사르Girolamo Cassar에게지시해 1577년에 완공시켰다.내부로 들어서니17세기에 마티아 프레티Mattia Preti가 바로크 양식으로 만든 장식들이 화려하다.겉의 모습과는 달리 들어서는 순간 사방이 눈이 멀 듯한 황금빛으로 가득하다.성 요한의 일생을 그린 천정화는 가히 압권이었다. 17번 구역 기도실 Oratory에는 카라바조Caravaggio의 ‘세례자 요한의 참수’라는 그림이 걸려 있다. 유일하게 카라바조가 서명을 남긴 그림이라지만 서명을 볼 여유는 없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기사단의 묘비’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의자 사이에 있는 것이 그 묘비로 이 곳이 성당과 추모의 기능을 겸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몰타기사단 궁전Grand Master’s Palace
몰타기사단 궁전은1574년에 만들어지기 시작해 1740년에 완공이 됐다. 16세기 그랜드 마스터 궁전의 엄숙한 외관은 화려한 인테리어가 특징으로 한때 성 요한 기사단장의 저택이자 집무실이었다. 기사단원은 귀족 출신의 독실한 독신신자만이 될 수 있었는데이 때문에 언제나 소수의 인원만이 그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고. 어쨌든 과거에는 기사단의 본부였지만 현재는 대통령 집무실과 정부기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궁의 한쪽에는 영국의 지배하에 지은 시계탑 건물과 정원이있는데 그 정원이 프린스 알프레드 정원 Prince Alfred`s Courtyard이다. 궁 앞은 궁전광장이, 건너편 건물은 1603년에 지어진 메인 가드Main Guard로 기사단장의 경호처 건물로 현재는 법무부장관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어퍼 바라카 정원Upper Barrakka Gardens

발레타의 어퍼 바라카 정원은 가장 멋진 몰타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어퍼와 로어 바라카의 두개의 정원이 있는데 어퍼 바라카 정원 아래가 로어 바라카이다. 나는 어퍼 바라카 정원만 방문했다. 어퍼 바라카 정원은 1661년 이탈리아 출신의 기사가 발레타 도심에 은신의 목적으로 만들었던 사유정원으로 19세기에야 대중에게 공개됐다고. 쓰리시티와 항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최고의 뷰 포인트이다. 일년 내내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는 예쁜 정원이다.매일 정오에는 대포를 쏘는 퍼포먼스를 한다는데 마침 방문한 시각이 그 때를 제대로 맞췄다.하지만 대포를 쏘는 퍼포먼스는 말 그대로 흉내만 내는 것이지 실제 대포를 쏘지 않아 좀 아쉬웠다.이 정원들은 성 베드로와 성 바스티온의 성곽에 있는 높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정원을 돌아보니 많은 조각상과 기념비들을 볼 수 있는데 윈스턴 처칠의 조각상과 레 가브로슈라고 하는 가난한 부랑자의 조각상 카피가 유명한데 진품은 박물관에 보관중이라고. 많은 관광객들이 쓰리시티와 항구를 바라보기 위해 방문해 매우 북적거렸다. 건물들 사이로 그늘 진 곳에서 조망을 하니 시원한 바람에 마음까지 탁 트이는 듯하다.

임디나Mdina 워킹투어

몰타의 옛 수도였던 임디나Mdina로 들어왔다. 몰타 섬에서의 마지막 일정이다. 로마제국 당시 건설된 오래된 성벽으로 이뤄진 조용한 성벽도시이다. 영화 <글래디에이터>, <다빈치 코드>의 촬영지였을 정도로 고풍스러움이 도시 곳곳에 배여 있다. 이곳에서는 귀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살았지만 수도가 이전하면서부터 인구가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 ‘침묵의 도시’라 불린다고. 로마시대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여러 골목을 산책하는 재미가 특별하다. 너무 조용해서 내가 지금 현재에 있는 지 아니면 로마시대로 타임슬립을 했는지 기묘한 시간의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임디나를 통하는 문은 4개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메인게이트로 1724년 당시의 기사단장인 ‘안토니오 마누엘 드 빌레나Antonio Manoel de Vilhen’에 의해서 건설됐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임디나로 진입하려면 도개교를 이용해야 했는데, 현재 그 도개교는 문 우측 벽면에 박혀 있다. 문에는 빌레나 집안의 문장인 사자(전투의 전리품을 운반하는 모양)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게이트 안쪽에는 몰타의 수호성인 성 바울, 성 파블리우스 그리고 성 아가타가 새겨져 있다.

“실제로 100가구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B.C.7000년당시 페니키아의 출토품이 발굴되었으며, 페니키아 시대부터 1568년 성 요한 기사단이 발레타를 건축할 때까지 오랜 몰타의 중심지로 번영을 이루었던 곳이지요. 높은 언덕이 있어서 사방을 조망하기 좋아 적으로부터의 방어가 적합했으며, 요새로 견고하게 공격을 막아내며 안전한 도시로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중세시대에는 몰타의 귀족들과 성직자들이 살았으며 품격 있는 도시로 발전을 이루어 나갔지요.”

가이드의 말을 듣고 보니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품격 있는 건물들이 곳곳에 보인다. 로마 시대에는 지금보다 도시의 크기가 3배 정도 컸지만, 9,10세기의 아랍시대에는 방어하기 쉽도록 현재의 크기로 축소를 했다고. 골목의 도시이니 구석구석 천천히 돌아봐야 한다. 굳건히 닫힌 문의 모양이나 문양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찬찬히 구경하도록 하자. 임디나에는 특히 유리 공방이 유명한데 판매하는 샵으로 들어가보니 정말 다양한 컬러와 모양의 유리공예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