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tty Center
꿈을 이룬 재벌의 이야기가 있는 곳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을 영화나 뉴스를 통해 숱하게 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하면서부터 숱하게 탄생한 꿈을 이룬 사람들로 인해 전세계 각지에서 몰려들고는 했다. 그중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대단한 꿈을 이룬 재벌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에디팅 편집부 글과 사진 이두용 트래블 인플루언서

사후에 꿈을 이룬 재벌의 아크로폴리스

꿈을 이룬 사람은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이는 법이다. 이제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에서, 로스앤젤레스에서 나는 어디를 가도 행복한 추억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다음 코스는 게티 센터(The Getty Center)로 잡았다.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꿈을 이룬 미국 재벌의 이야기가 있는 명소기 때문이다. 이곳은 로스앤젤레스 서쪽에 있는 브렌우드(Brenwood) 언덕에 조성된 대단위 시설이다. 석유 재벌이었던 장 폴 게티(J. Paul Getty)가 구두쇠로 살다가 죽으면서 그가 전 세계를 돌면서 모은 예술품 컬렉션과 7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재단에 기부했는데 그 유산과 돈으로 완성된 곳이다.

게티는 엄청난 구두쇠였지만 자신이 모은 돈을 가치 있게 쓰길 원했다. 살아서 못했던 자신의 소망을 재단이 해주길 바라며 수집한 예술품과 거액의 돈을 내놨고 현재 캘리포니아의 세계적인 명소 게티 센터가 완성됐다. 게티 센터는 장 폴 게티의 사망 이후 5년간 단지 조성을 계획해 1989년부터 45만㎡의 부지에 14년간 건축해 1997년 완공했다. 이곳은 대단위 예술 문화단지로 세계의 어떤 미술관과 비교해도 규모와 시설이 부족하지 않다. 이곳엔 535억에 거래되기도 한 고흐의 [아이리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 로마, 중세 미술, 유럽 근대미술, 현대미술, 사진 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곳곳엔 세기의 명작과 거장의 기획전이 열려 이름만 들어도 돌아보게 되는 작품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땐 마침 프랑스 인상주의의 아버지인 화가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의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학창 시절 미술책에서 봤던 그림을 프랑스도 아닌 미국에서 본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 과거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서 봤던 그림들도 있어서 더 반가웠다. 마치 프랑스에서 알게 된 오랜 친구를 미국에서 우연히 만난 기분이 들었다. 미술관은 워낙 넓고 건물이 나뉘어 있어 입구에서 지도를 받아서 가는 게 좋다. 방문 전에 기획전시나 작품에 대해서 정보를 찾아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 무엇보다 넓고 다양한 시설이 있는데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서 편하게 왔다가 둘러보기에 좋다.

미술관과 빌라 단지 중간에는 넓고 화려한 정원이 여럿 있다. 그중 원형 분수대와 꽃밭이 있는 메인 정원이 가장 아름답다.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 날씨가 맑은 날에는 로스앤젤레스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잔디밭도 들어갈 수 있어 곳곳에 앉아서 쉬는 관람객도 많다. 내부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푸드코트, 스낵바 등 먹거리도 다양해서 하루 종일 머물다 가기에도 좋다. 미세먼지가 전혀 없어서 잔디에 앉아 도심을 내려다보며 한참 쉬다가 왔다. 멀리 영화 <라라랜드>의 인트로를 찍은 고가도로가 보인다.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에서 사람들이 걸어 나와 차 위를 오르내리며 춤추던 장면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