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에 대한 겁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죽음이 무서워 숨을 쉬는 것도 두려웠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디에서든 불이 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창문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튼튼하고 긴 밧줄을 가방 속에 넣어서 다녔으며, 밤이 되면 '나는 지금 죽은 것이아니라 잠을 자는 중입니다'라는 메모를 써두어야만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웃기다고 생각하겠지만 비웃지는 마세요.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하는 것이 사람이란 동물이니까요. 나는 여러 나라를여행하면서 많은 문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반겨주거나 교감을 나눈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찰스 디킨슨과그림형제입니다. 찰스 디킨슨은 친절했지만 나와 교감을 나눌 수 있을 만큼 코드가 맞지는 않았습니다.서로 나누는 대화가 지루할 뿐이었지요. 그림 형제를찾았을 때는 동생인 빈헬름에게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동하 작가라고 소개한 나를 모른다는 이유였습니다. 나는 덴마크보다 독일에서 먼저 능력을 인정받았는데도 말이지요. 아무튼 몇 년의 세월이 지난 후 형인 야콥이 동생의 일에 대해 사과를 하기 위해 나를찾아왔지만 그때는 내가 때마침 출타중이어서 만날수가 없었습니다. 참 얄궂은 인연이지요?
젊은 시절에 수시로 방문했던 아름다운 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