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에 떠난 중국 여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국여행은 처음인데다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해 떠나기 전부터 꽤 걱정이 됐었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와 같은 한자문화권이라 글을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외모가 비슷해 주목을 받지 않을 덕분에 일정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리이장에서 쿤밍으로 이동할 때 침대가 2층으로 된 버스를 타게 되었다. 늦은 밤이었고 난생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약간 긴장한 나는 맨 뒤쪽자리에 짐을 풀고 그동안 갔던 곳들을 마음속으로 되짚어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버스가 출발하고 5분쯤 지나자 차장이 내 쪽으로 오더니 표를 보자고 하는게 아닌가? 개찰구를 통과하면서 검사하는 직원에게 표를 보여 주었고, 버스 앞 유리창에 붙어있는 출발 시간표와 목적지를 제대로 확인하고 탔는데 왜 표를 보자고 하는지 의아했지만 일단 그에게표를 주었다. 차장은 내 표를 보더니 당장 내려 다시 버스 터미널로 돌아가라는 식으로 말했다. 나는 왜그러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중국어를 할 줄 모르는데다 만원인 버스 안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승객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 캄캄한 밤중에 택시를 불러 터미널로 돌아갔다. 터미널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잘은 모르지만 같은 시간에 목적지가 같은 버스가 두 대 있는데 내가 다른 회사의 버스를 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오늘밤 무조건 다시 쿤밍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그들에게 사정했다. 직원들은 좀 기다려 보라고 하며 여러 곳으로 전화를 하더니 나를 데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가서 택시를 타라고 했다.영문도 모른 채 늦은 밤에 택시에 오르며 '혹시 중국 와서 납치되는 게 아닌가'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데마침 택시 안에 한 가족이 타고 있어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렇게 택시를 타고 한 시간쯤 달리자 도로 휴게소가 나오고 거기에 시외버스가 한 대가 있었다. 버스 승객 중에 한국인 두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원 래 리이장에서 같은 시간에 출발한 버스인데 승객수가 맞지 않아 차장이 계속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고한다. 한 사람이 더 타야 맞는데 내가 타지 않아 이상했던 것이다.나는 이렇게 심야에 영문도 모르고 택시를 타는 소동을 끝으로 중국 여행을 마쳤다. 다음에 리이장에 가면 그 버스 터미널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해야겠다.
구정에 떠난 중국 여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국여행은 처음인데다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해 떠나기 전부터 꽤 걱정이 됐었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와 같은 한자문화권이라 글을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외모가 비슷해 주목을 받지 않을 덕분에 일정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리이장에서 쿤밍으로 이동할 때 침대가 2층으로 된 버스를 타게 되었다. 늦은 밤이었고 난생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약간 긴장한 나는 맨 뒤쪽자리에 짐을 풀고 그동안 갔던 곳들을 마음속으로 되짚어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버스가 출발하고 5분쯤 지나자 차장이 내 쪽으로 오더니 표를 보자고 하는게 아닌가? 개찰구를 통과하면서 검사하는 직원에게 표를 보여 주었고, 버스 앞 유리창에 붙어있는 출발 시간표와 목적지를 제대로 확인하고 탔는데 왜 표를 보자고 하는지 의아했지만 일단 그에게표를 주었다. 차장은 내 표를 보더니 당장 내려 다시 버스 터미널로 돌아가라는 식으로 말했다. 나는 왜그러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중국어를 할 줄 모르는데다 만원인 버스 안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승객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 캄캄한 밤중에 택시를 불러 터미널로 돌아갔다. 터미널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잘은 모르지만 같은 시간에 목적지가 같은 버스가 두 대 있는데 내가 다른 회사의 버스를 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오늘밤 무조건 다시 쿤밍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그들에게 사정했다. 직원들은 좀 기다려 보라고 하며 여러 곳으로 전화를 하더니 나를 데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가서 택시를 타라고 했다.영문도 모른 채 늦은 밤에 택시에 오르며 '혹시 중국 와서 납치되는 게 아닌가'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데마침 택시 안에 한 가족이 타고 있어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렇게 택시를 타고 한 시간쯤 달리자 도로 휴게소가 나오고 거기에 시외버스가 한 대가 있었다. 버스 승객 중에 한국인 두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원 래 리이장에서 같은 시간에 출발한 버스인데 승객수가 맞지 않아 차장이 계속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고한다. 한 사람이 더 타야 맞는데 내가 타지 않아 이상했던 것이다.나는 이렇게 심야에 영문도 모르고 택시를 타는 소동을 끝으로 중국 여행을 마쳤다. 다음에 리이장에 가면 그 버스 터미널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