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함께 북아프리카 튀니지로 여행을 다녀왔다.둘이 아프리카에 간다고 하니 주위에서 걱정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 곳에 살고 있는 남편 후배 분이 마중나와 늦은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숙소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날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의 유명한 기념품 시장인 메디나를 구경했다. 쇼핑을 시작한 두 여자는 필살기인 물건깎기에 돌입, 무조건 물건값의 3분의 1가격부터 흥정을 시작하고, 원하는 만큼 깍지 못하면 덤으로 집어왔다. 다음날 새벽에는 6인용 지프를 타고 다른 외국인들과 사막여행을 떠났다. 여러 곳을 관광한 후 사막 한가운데의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도 호텔의 기념품 상점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도 우리는 첫 손님임을 누누히 강조하며 사는 물건 전부를 깎고계속 졸라서 공짜 물건을 얻기도 했다. 물건은 소금사막에서 소금으로 생성된 꽃이었는데 동양인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점원들이 선물이라며 공짜로 두세 개식을 쥐어줬다. 고마워서 큰 걸 하나 사니 덤으로또 하나를 주기도 했다. 우리는 그들의 순박하고 친절한 모습에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날 오후에 사건이 터졌다. 온통 기념품이 즐비한 큰 시장에서 2시간의 쇼핑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주고받으며 비싼 큰 길가대신 골목의 상점을 공략하기로 했다. 좁은 골목에 있는 상인들은좀처럼 보기 힘든 동양인이 와서 신기한지 싸게 주겠다고 여기저기서 호객을 했다.
한 상점에 들어가 물건을 고루는데 점원이 동생을 조용히 구석으로 데려가더니 열쇠고리며 목걸이를 마구 쥐어준다. 나도 달라니까 다른 점원이 두세 개를 주머니에 넣어 주는 것이 아닌가. 웬 떡인가 싶어 한참 좋아하고 있는는데 점원들이 갑자기 몸을 밀착 시키더니 상점 아래쪽에 큰 메디나가 있으니 거기 가서 놀자고 잡아당겼다. 다른 가게 점원들도 여럿이 와서 상점 입구를 막은 채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두려운 마음에 동생 팔을 잡고 정신없이 골목을 빠져 나왔다. 가가스로 일행을 찾은 우리는 찻집에 앉아 떨리는 가슴을진정시켰다. 그런데 아까 그 상점에서 우리를 구경했던 청년이 오토바이까지 타고 따라와 친구들에게 손가락으로 우리를 가리키며 뭐라고 말을 했다. 우리는 너무 겁이 나 얼른 차에 올라타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우리는 마주보녀 "그래도 공짜로 받은 건 다 가지고 왔다. 하마터면 집에도 못 가고 그 시장에서 열쇠고리 팔며 살 뻔했네"하고 농담을 했다. 그 이후로 피부 검은 사람만 보면 둘 다 슬그머니 피하게 되었다. 그 친절하고 순박한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된 게 좀 미안해 아직도 반성을 한다. 요즘도 동생과 슬며시 웃으며 "앞으로는 너무 공짜 밝히지 말자"고 다짐하며 살고 있다.
동생과 함께 북아프리카 튀니지로 여행을 다녀왔다.둘이 아프리카에 간다고 하니 주위에서 걱정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 곳에 살고 있는 남편 후배 분이 마중나와 늦은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숙소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