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밝히자면, 이번 취재를 위해 양떼목장을 두 번을 다녀왔다. 첫 번째로 갔떤 날 믿을 수 없을 만큼 안개가 자욱하게 껴, 가만히 앉아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안개 때문에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목장에는 한 팀의 관광객이 들어와 있었는데, 붙잡고 물어보니 그들은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돌아가기 억울해 굳이 축사 안에 있는 양들을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이라 했다. 하긴, 그들은 취재차 온 것이 아니니 안개 속에서도 얼마든지 소기의 목적달성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시간쯤인가 마을과 양떼목장을 오가며 안개가 물러가주길 기다리는 일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조금 전에 다녀관 관광객과 달리 우리는, 양을 구경하기는 커녕 아무것도 사진으로 담을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