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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체험해 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그래서 2년 전, 영어 한마디 못했지만 부푼 기대를 안고 멜버른으로 떠났다. 얼마간 체류하려면 생활비를 벌어야 했는데 멜버른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밀두라'라는 농장을 찾아가 그곳에서 일하며 한국 사람끼리 모여 자취를 했다.
포도밭 옆에 있는 돼지우리 같은 집이었는데 그 집은 시멘트 바닥에 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그런 바닥에서 매트리스만 깔아 놓고 생활하는 것이 낯설고 힘들었지만 점치 그 생활에 익숙해져 가기시작했다. 내가 말두라 농장에서 처음 한 일은 주인집 아들과 같이 마늘줄기를 따는 것이었다. 호주 햇볕은 따가울정도로 강했고 일하는 동안 파리가 백마리씩 달라붙는데다 화장실도 없어 힘들었지만 2주 동안 나는 모 든 고통을 견뎌냈다. 하루 8시간 동안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일을 해야 했고 주인집 아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눈치가 보여 허리 한번 펴보지도 못하고 일을 했다.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 진흙과 벌레들로 뒤덮인 땅을 더러운 줄도 모르고 기어 다니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파리 망을 쓰고 빵을 먹었는데 파리가 너무 많아 입에 들어가는 일도 종종 있었다.(빵 속으로 들어간 파리는 잼으로 생각하면서 먹었다).그렇게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허리가 끊어질 정도의 고통이 찾아오고 온몸은 땀과 흙투성이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 서럽기도 했지만 모든 일을 끝낸 후 월급을 받으니 무척이나 뿌듯하고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외국에서 처음으로 받아 본 그 월급봉투는 지금도 보물지도인것처럼 힘들 때 마다 꺼내 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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