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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5년 07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중국] 도시분류 : [장가계]
기사제목
[EPISODE] 양꼬치에 관한 끔찍한 추억
 중국은 산수 구경을 좋아하는 우리 어른들의 기호에 맞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부모님들 사이에서 중국 여행이 유행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누구든 자식들이 중국 보내줬는데 좋다더라'고 어른들끼리 서로 자랑하기 때문인 것같다.
얼마 전, 우리 엄마도 그 유행에 동참하게 되었다. 그래서 1남 4녀 중 막내인데다 시간 내기도 가장 편한 내가 작년 7월 엄마를 모시고 중국 효도 여행길에 올랐다(이것은 정말 효도여행이었음을 강조한다!)드디어 출발. 대구에 사는 우리 모녀는 비행기안에서도 시종일관 사투리를 쓰면서 '구름 모양이 예쁘다' 느니 스튜어디스에게 '사탕 좀 더 달라' 느니 하면서 쉬지 않고 떠들었다.
그렇게 떠들다 북경에 도착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발달된 모습이라 놀랐다. 물론 장가계로 이동한 후에는 북경만 그렇다는 것을 느끼긴 했지만, 호텔로 이동한 우리는 그 곳에서 우연히 고향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과는 말이 통하다보니 금방 친해져, 입에 맞지 않는 식사를 하면서도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동인당 한의원에서 우황청 심환을 살 때도 똘똘 뭉쳐서 좋은 물건을 싸게 사기도 했다. 그렇게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날 저녁, 우리 팀은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워 나가서 술이라도 한 잔 하기로 했다.
우리는 현지 가이드가 잘 안다는 한국 술집으로 가 각종 꼬치와 해물을 시켜서 먹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데 엄마가 화장실을 가셔야겠다고 했다. 화장실에 모셔 드리고 자리로 와서 다시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있는데, 한참을 지나도 엄마가 돌아오시지 않았다. 걱정이 돼 화장실로 가보니 엄마는 얼굴이 노랗게 질린채 나오고 있었다. 놀란 엄마를 진정시키고 사연을 들어보니, 상황은 이러했다. 엄마가 화장실에서 볼일 을 보고 나오는 길에 변기를 보니 변기에서 벌건 핏물이 콸콸콸 쏟아졌다고 한다. 엄마는 너무 놀라 정 신을 잃을 뻔 하셨단다. 알고보니 화장실과 도살장이 칸막이 하나로 분리되어 있는데, 도살장에서 핏물을 버리면 화장실 변기 쪽으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궁금한 마음에 화장실에 들어가 보 니 아직도 그 핏물은 계속 내려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 피는 조금 전 먹은 양꼬치를 만들기 위해?' 나 는 순간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엄마와 나는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울렁대는 속을 안고 보내야만했다. 그 후 유증이 꽤 오래가1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길거리에서 꼬치 파는 곳을 쳐다보기만 해도 속이 마구 울렁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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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희_대구시 동구 신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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