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를 배우는 엘멜로 어린이들 |
| 로리안 섬을 떠나 다시 엘멜로 마을에 왔다. 마을 구경을 하다가 학교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4~5살의 아 |
| 이들을 보았다. 학교라고 해야 앞뒤가 뚫린 오두막 같은 건물이었고, 아이들은 책상과 의자도 없이 그냥 |
| 맨 바닥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앞에서 나뭇가지로 칠판에 쓰여 있는 알파벳을 가리키 |
| 면 아이들은 모두 큰 소리로 따라 읽는다. 알파벳 'A'를 가리키면 10명이 채 안 되는 아이들은 큰 소리에 |
| "에이. 에어 플레인(airplain)." 하고 읽는다. 학교 선생님은 알파벳과 그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단어들을 |
| 같이 발음하게 함으로써 보다 쉽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디나 언어를 가르치는 방식은 |
| 같은가 보다. |
| 케냐는 42개의 부족으로 이루어져있는데 한 부족은 케냐의 국어에 해당하는 스와힐리어, 공용어인 영어 |
| , 자기 부족어의 3개 언어를 구사한다. 영어는 4~5살이 되면 배우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경제가 어려운 |
| 케냐의 현실을 반영한다. 영어를 잘 하게되면 케나에서 벗어나기가 보다 쉽고 일자리 구하기도 비교적 |
| 수월하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오직 영어만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
| 는 생각이 들었다. |
| |
|
|
| |
| 순수함을 간직하고 사는 투르카나 사람들 |
| 케냐의 관광지에 가보면 사진을 찍으려고 할 때마다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처음의 순 |
| 수했던 모습과 달리 지금은 해마다 넘쳐나는 관광객들 덕분에 쉽게 돈 버는 법을 깨달은 그들의 사진 한 |
| 장을 찍게 하고도 돈을 받는다. (특히 상의를 입지 않은 여자들을 찍을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러 |
| 나 투르카나 사람들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요? 하고 물어보면 얼굴부터 붉힌다. 그리고 수줍게 사진 |
| 을 찍어도 좋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거린다. |
| 내가 처음 그 곳에 갔을 때 수줍은 듯이 얼굴을 붉히며 반갑게 인사하던 투르카나 사람들의 모습을 잊을 |
| 수 없다. 그들의 그런 순박한 모습은 지구 반대편에게 온 한 동양인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
| 런데 그런 수줍은 모습과 달리 그들은 케냐의 많은 부족 중에서 가장 화려함을 자랑하는 부족이다. 투르 |
| 카나 부족의 여인들은 짙은 원색 옷을 입고 화려한 목걸이와 귀걸이로 치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겹겹이 |
| 쌓아 목에 건 엄청난 크기의 목걸이는 그들이 품은 미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다. 이들의 그런 모습은 아 |
| 프리카에서 느낄 수 있는 원색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아프리카의 매력을 배가시켜 주었다. |
| |
| 다시 가고픈 그 곳 |
|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고 싶은 곳, 아프리카. 내가 본 아프리카는 '미지의 대륙'이 아니라 |
| '순수의 땅' 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행에 앞서 선뜻 떠나지 못하고 주저한다. 나도 한국에 있는 |
| 동안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고 싶었던 케냐, 탄자니아에 대한 정보가 참으로 부족해 잠시 주춤 |
| 했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자료의 양은 턱없이 부족했다. 처음 접하는 새로운 나라에 대한 기대감이 있 |
| 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위험한 땅을 밝고자 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용기를 |
| 내서 떠났고, 그 결과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얻었다. 기회가 주어져 다시 케냐 땅을 밟을 수 있다면 |
| 나는 주저 없이 투르카나 호수 사파리를 다시 할 것이다. (최연진 충남 천안시 청수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