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파스트의 외곽에 차를 타고 나가면 그리 멀지 않으면서 도시 중심과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마을이 두 개 있다. 그 하나는 할리우드(Holy Wood)이고 다른 하나는 컬트라(Cultra)이다. 나이 지긋이 든 후에 들어가 살고 싶을 만큼 포근한 인상의 할리우드와 나란히 이웃하고 있는 ‘컬트라’는 소위 말하는 부촌. 누구의 소유인지는 모르지만 그럴 듯하게 지어진 대저택 앞에 내려 바닷바람을 맞는 기분도 꽤 괜찮다.

벨파스트는 북아일랜드가 엄연히 영국이라는데 목소리를 높이는 프로테스탄트와, 누가 뭐라던 역시 이 곳은 아일랜드의 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가톨릭교도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동쪽과 서쪽으로 영국국기 혹은 아일랜드의 국기로 도배되어 있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 흥미롭다.

도시의 동쪽으로 흐르고 있는 라간 강(River Lagan)은 꽤 운치 있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강변에 위치한 콘서트홀인 워터프론트 홀(Waterfront Hall)은 층마다 통유리로 꾸며놓아 건물 전체가 투명한 유 리상자 같은 인상이다. 각지게 짓지 않고 부드러운 라운드로 두른 건물의 외양은 음악당에 훨씬 적합한   형상이라는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