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부터 중동 여행을 꿈꿔오던 우리 부부는 올해 3월부터 6개월까지 이탈리아,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터키, 그리스의 6개국 여행을다녀왔다. 그 모든 곳이 즐거웠지만 특히 잊을수 없는 터키에서의 추억을 소개하고 싶다.
한국인을 유난히 좋아하던 터키인들은 우리와 눈만 마주쳐도 "꼬레!꼬레!" 라 부르며 환하게웃곤 했다. 또 길에서 목적지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면 그들은 서로 도와주려고 난리 법석이었고, 우리와 악수를 나눌 때는 마치 세계적인 스타와 악수한 것처럼 흥분하기도 했다. 렘루트산에서도 그들의 이런 한국 사랑은 계속됐다.
산 근처 호텔에 들어가니 호텔 앞에는 터키와 한국 두 나라의 대형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우리 국기를 보니 1박 2일동안 함께 여행한 여러 나라 사람들 앞에서 괜히 어깨가 으쓱해졌다. 뿐만 아니라 근처 레스토랑에서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식사비도 받지 않았다. 노아의 방주가 있던 아라라트 산에 갔을 때는 잘생긴 청년이 가이드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산행 가이드를 하는 등산가였는데, 우리에게 깨끗한 숙소를 구해준 것도 모자라 4일간의 일정을 함께 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하루는초대를 받아 조그만 마을에 있는 그의 집을 방문했다.
그 마을은 짐승의 배설물을 말려 취사 연료로 사 용하는 자연 친화적인 마을이었는데, 그 곳에서 청년의 가족은 동물을 키우며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한국인을 너무 좋아한다며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로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우리는 감사의 표시로 돋보기가 없어 유럽 산악인들과 찍은 사진을 보지 못한다는 아버지에게 돋보기를 선물했고, 어머니에게는 장갑을, 여동생에게는 약간의 돈을 주었다. 작은 선물이었지만 그들은 크게 기뻐했다.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의 친절 덕분에 우리는 중동 여행을 무사히 마쳤고 터키인들과의 좋은 추억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머나먼 터키 동부 지역을 다시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자리를 빌어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남편과 나는 그 날의 추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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