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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한국고건축박물관은 이처럼 국보로 지정되고 보물로 지정되는 우리의 전통건축물을 '왜' 라는 의문과 함께 살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는 곳이다. 하늘로 살짝 치켜 올라간 우리 건축물의 처마 끝이 중국과 일본의 그것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 정도야 이제 웬만한 사람들도 술술 읊조릴 수 있는 상용어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이곳에서 중요무형문화재의 손으로 탄생한 모형들을 보며 조선과 고려시대 건축의 서로 구분되는 아름다움과 독특한 집짓기 방식을 한번 살펴보자. 그 다음에 '부석사 조사당은 소박한 주심포 양식인데 반해 화엄사 각황전은 화려한 다포 양식이야'하고, 지인에게 자신의 박식함(?)을 슬쩍 한번 자랑해 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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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남쪽으로 2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한국고건축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 74호 |
| 대목장인 거암 전흥수 선생이 일생을 통해 전수 받은 기예를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1998년 10월에 만들었 |
| 다. 창덕궁, 동대문, 법주사 등 각종 문화재와 고건축 공사를 도맡은 바 있는 선생은 선조들의 예와 기를 재 |
| 현해 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한때 나무를 보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스런 시기를 보내기도 하면 |
| 서 우리 건축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또 재탄생시키는 데 일생을 바쳐 왔다고 한다. |
|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정면에 있는 제1전시관과 꼭대기의 팔각정이 돋보이는 제2전시관이 눈에 |
| 띈다. 전시관 자체도 선생이 공을 들여 지었음을 바로 알 수 있는데, 고려시대 건축양식의 웅장함을 그대 |
| 로 살린 제1전시관에는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만한 국보급 건축물들이, 화려한 팔각정이 하늘 높이 솟아 |
| 있는 제2전시관에는 국보를 비롯한 보물급 건축물들이 실물 크기의 10~20분의 1크기로 섬세하게 복원되 |
| 어 있다. 입구 오른쪽에 있는 것은 객사문으로, 색색가지 단청으로 치장한 제1, 제2전시관에 비해 수수한 |
| 외관을 가지고 있어 자칫 '소품' 정도로 지나쳐 버리기 쉬운 건물이다. 하지만 왕이 파견한 중앙관리가 쉬 |
| 던 곳이자 정전에 국왕의 위패를 모셔두고 초하루와 보름에 향궐망배(向闕望拜)를 했던 객사의 대문을 그 |
| 대로 복원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면 다시 한번 세세히 뜯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축소모형 중심의 |
| 박물관에서 유일하게 1:1 크기의 복원물인 이곳에 올라 한번 옛사람이 되어보면, 이게 바로 '알아야 볼 수 |
| 있고 보아야 느낄 수 있는' 우리 건축 감상법을 몸소 체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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