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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5년 10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예산]
기사제목
[INFIELD] 옛 건축과 함께 호흡하는 한국의 혼 한국고건축박물관-건축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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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축소모형' 인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전 선생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바로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우리 민족의 정신, 우리 국토에 알맞은 우리만의 생각, 우리 생활을 담고 있는 공간으로서의 우리 건축물은 기둥 하나, 대들보 하나에도 선조의 손길이 배어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를 알고 익히기 위해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실제로 전시관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각종 모형 건축물들을 한눈에 보면 우선 그 다양함에 놀라게 되지만, 가까이 다가가 눈앞에서 살펴보면 그 섬세한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남대문이나 봉정사 극락전, 수덕사 대웅전 등 국내의 유명한 건축물을 답사해 본 일이 많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그 건축물 처마 밑의 복잡한 구조를 이처럼 가까이 두고 본 적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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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단청 장식의 옷을 입지 않고 나뭇결 그대로의 나신을 드러낸 채 서 있는 지붕과 처마와 기둥의 은은한 곡선미는, 좀 과장하자면 에로틱하다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 또한 여인의 버선코마냥 하늘로 살짝 치켜올린 처마뿐만 아니라 그 아래에 때로는 단아하게, 때로는 화려하게 자리한 공포와 훤히 보이는 복잡하면서도 과학적인 내부 구조를 이루고 있는 부품 모두에 이름표가 붙어 있어 친절한 가이드의 설명이 곁들여진다면 그 자체로 좋은 교육의 기회가된다.
무려 100억원의 사재를 털어 박물관을 지은 전흥수선생은 여전히 이곳에 함께 마련한 작업실에서 우리 국토에서 나고 자란 나무와 우리 선조가 쓰던 그대로의 공구들과 함께 대화하고 호흡하고 있다. 원래 무료였던 박물관이 2003년부터 2천 원의 입장료를 받게 된 이유도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무 재질의 전시물을 오래 보존하기 위한 제습과 냉난방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라 한다.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것을 실제로 행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요즘, 자신이 얻은 것을 공유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실천에옮긴 그 의지야말로 어쩌면 국내 유일의 고건축박물관이 가진 가장 중요한 전시물인지도 모른다. 기와 한장, 기둥 하나, 장식 하나에 스민 한국혼과 더불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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