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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여름, 나는 미지의 땅 호주로 여행을 떠났다.그것은 내 평생 처음으로 딸아이의 손을 잡고 떠난아주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처음 호주에 도착했을때는 그곳의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아름다움에 매료된 우리는 호주의 대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TV에서만 보던 사막을 구경하기로 했다. 사막 행 버스에 오르기 전, 가이드는마실 물을 꼭 챙기라고 당부했지만 우리는 설레임에휩싸여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때까지만해도 지독한 갈증으로 고통받는 3박 4일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드디어 사막에 도착! 광활한 그곳은 마치 꿈속에서 보는 파라다이스 같았다. 동행한 사람들은 대개 젊은이들이었는데, 그들은 모래 언덕에서 샌드 보드를 즐기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 마음껏 젊음을 불태웠다. 그런데 마지막 날 밤에 문제가 발생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니 우리가 마실 물이 겨우 1리터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인원은 모두 9명. 우리는 다음 날 물 파는 가게를 찾을 때까지 그것으로 버텨야 했다. 밤에는 날씨가 덥지 않기 때문에 별로 물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괜찮았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문제는 심각해졌다. 가이드는 "각자 이 정도씩만 마시세요" 라며 손가락으로 아주 조금씩 마실 물의양을정해주었다. 맙소사! 적어도 너무 적었다! 그 때부터 우리는 물이 아까워서 양치질도, 세수도 할 수 없었다. 어디 그 뿐인가?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도 손을 씻지 못했다. 
날씨는 점점 더워졌고, 갈증을 이기지 못한 우리는 남은 1리터의 물을 순식간에 모두 해치웠다. 물만 마시면 나머지 일정은 참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막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고, 갈증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서서히 일행 모두 지쳐갔고 노래도, 웃음도 사라졌다.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마시던 물이었는데 그 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웃음까지 사라지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게 10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드디어 우리는 아주 작은 가게를 발견했다. 우리는 모두 "물이다!"를 외치며 달려갔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천금같은 물 한 모금을 마실 수 있었다.
사막에서의 물맛이란! 그때마셨던 달콤한 맛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 평생 그렇게 맛있는 물은 처음 먹었으니까.그 여행 이후 나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발달된 문명에 익숙해진 우리는 모든 것을 아주 손쉽고 빠르게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어, 어떤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산다는 것.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물이 너무 흔하다는 인식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귀한 줄을 모른다는 것 등등. 사막 체험에서 그 깨달음을 얻은 이후 딸아이와 나는 창밖에서 들리는 빗소리에도 감사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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