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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진 중국의 대표적 고도 중에 하나인 항저우. 그 세월만큼이나 다양한 항저우의 볼기리들 중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서호다. 남송시대 선비들이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10곳을 뽑아 이름붙인 서호 10경을 찾아 거대한 호수 주변을 거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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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제와 백제, 두 시인의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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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호는 가로와 세로가 대략 2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 |
| 한 호수로, 둘레만도 15킬로미터에 이른다. 호숫가를 |
| 따라 움직이며 여행을 하는 데는 짧아야 반나절이 걸 |
| 리고 호수 안쪽으로 유람까지 한다면 한나절로도 부 |
| 족하다. 서호 관광의 중심이 되는 곳은 소동파와 백 |
| 낙천의 이름을 붙인 제방인 소제와 백제다. 비록 지 |
| 금은 형제처럼 나란히 아름다운 호수 위로 뻗어 있지 |
| 만 살았던 시대도, 지향했던 시세계도 많이 달랐던 |
| 두 시인은, 이렇게 제방의이름으로나마 너무나 조화 |
| 로운 모습으로 현대인을 만나고 있다. 이소제와 백제 |
| 위에는 서호 10경 중에 으뜸이라 할 만한 '소제춘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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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단교잔설'이 있다. 전자는 안개 속에 하늘거리는 나무의 일렁임과 물 위에 비친 해가 너무 아름다워 |
| 천상 자유인이었던 소동파를 생각나게 한다 하여 이름 붙여졌고, 후자는 백제에 걸린 다리에 겨우내 쌓 |
| 인 눈이 녹아내리면 멀리서 봤을 때 마치 다리가 끊긴 것처럼 보여 이같이 이름 붙여졌다 한다. 또 백제 |
| 아래로 이어진 고산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보름달의 숨 막히는 아름다움을 이르는 '평호추월', 봄이 되 |
| 면 이곳에 만발하는 꽃들의 향기와 술향기가 황홀하게 어울린다 하여 붙여진 '곡원풍하'도 유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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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와 봉우리 위로 구름이 뜰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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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와 달과 구름과 땅이 만들어내는 풍경 또한 눈부시다. 서호 북서쪽에 있는 높이 300미터의 북고붕과 |
| 서남쪽의 남고붕 사이의 골짜기에 구름이 끼면 무릉도원처럼 구름 위로 솟아 오른 두 봉오리가 아름다워 |
| '쌍봉십운' 이라 했다. 호수 남쪽, 500여 그루의 모란과 잉어가 가득한 정원은 송나라 때 한 관리가 별장 |
| 을 지어놓고 풍경을 감상했다 하여 '화항관어' 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밤이 깊어 호수 위로 달이 뜨 |
| 면 시선을 호수 가운데로 돌려 작은 섬을 바라보자. '밭전' 자 모양을 한 이 섬의 이름은 '소영주'로, 이곳 |
| 의 남쪽에는 수면 위에 떠 있는 듯 보이는 석등 세 개가 있다. 밤에 호수 위에 배를 띄우고 불을 밝힌 석등 |
| 을 보면 마치 달이 세 개로 나뉜 것 같다 하여 '삼담인월' 이라 한다. 거울같은 수면 위에 뜬 세 개의 달. |
| 얼마나 황홀한 광경인가. 달이 시선을 끌면 해의 아름다움도 더욱 돋보이는 법. 서호 남쪽에 있는 영봉산 |
| 의 뇌봉탑 뒤로 떨어지는 석양이 그렇게 아름답다 하여 '뇌봉석조' 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종과 |
| 탑이 없기 때문에 원래의 모습을 감상하기는 힘들다. 대신 남병산에 자리한 정자사의 종소리가 그 아쉬움 |
| 을 달랠 만 하다. 매일 저녁 울려 퍼지는 108번의 종소리는 저녁노을과 절묘하게 어울려 '남병만종' 이라 |
| 불린다. 큰 호수를 도느라 피로해진 다리를 쉬어가며 감상할 수 있는 10경의 마지막 장소는 '유랑문앵'. |
| 잔디 공원과 산책로, 버드나무가 잘 조성돼 있는 이 공원 안에 있는 문앵관이라는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
| 감상하는 경치가 그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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