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졸업 후 친구와 둘이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기대감, 설레임, 두려움을 안고 대면한 인도의 모습은 정말이지 상상 이상이었다. 첫 목적지인 델리도 좋았지만 밤이고 낮이고 들려오는 기타소리와 노랫소리, 시원한 바람과 자유가 있는 마날리에 우리는 푹 빠져 버렸다. |
| 나와 친구는 이곳을 샅샅이 휘젓고 다니기 위해 스쿠터를 빌리기로 결심하고 뉴마날리 쪽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앙증맞은 스쿠터는 보이지 않고 커다란 기어가 달린 오토바이만 잔뜩 있었다. 우리는 티베트 사람으로 추정되는 동네 소년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귀여운 스쿠터를 구해다 주었다. 그리고는 저녁을 먹자며 잘 안다는 레스토랑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그렇게 만난 아이들이 ‘갈든’과 ‘널든’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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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을 다 먹고 우리는 공원에 앉아 가족이나 자기 이름에 대해 이야기하며 순박하게 우정을 쌓아갔다. 그런데 아이들이 갑자기 음악을 좋아하냐고 묻더니, 자기들이 술도 사주고 입장료도 내줄테니 같이 클럽에 가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순간 당황했지만 나쁜 애들 같지 않은데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그런 특혜를 베풀어 준다니 문화경험 차원에서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따라 나섰다. |
| 우리는 오토릭샤를 타고 가로등도 없는 길을 따라가다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건물 앞에서 멈췄다. 이곳에 온 아이들은 우리가 아는 인도사람들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노출을 심하게 한 여자 아이들도 있고 감탄이 나올 정도로 춤을 잘 추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들을 구경하며 신나게 놀다보니 시간이 늦어졌다. 갈든과 널든에게 돌아가겠다고 하자 아이들은 데려다 주겠다며 따라 나섰다. 그런데 우리 숙소 앞에서도 돌아갈 생각은 않고 자기네도 방을 하나 잡을테니 같이 놀자며 계속 붙잡는 것이 아닌가. 얌전히 돌려보낼 궁리를 하며 난감해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게스트하우스 아저씨가 나타나 우리를 구해주었다. 그리고는 ‘질이 안 좋은 애들이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
| 그날 무서웠던 탓에 마날리에 머무는 내내 우리는 주위를 살피며 다녔다. 그런데 레(leh)로 떠나는 날, 저 멀리 널든이 보였다. 우리는 정신없이 도망가 버스에 앉았지만 그에게 들켜버렸고, 할 수 없이 반가운 척 인사하며 그의 배웅을 받았다. 그리고 며칠 후, 다람살라의 어느 시장에 쪼그리고 앉아 악세사리를 흥정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툭툭 쳤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갈든이 예전 모습 그대로 웃으며 서 있었다! 이렇게 큰 땅에서 또 만나게 될 줄이야…. 뒷모습만 보고도 우릴 알아봐준 갈든이 너무 반가웠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때의 두려움도 잊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른 곳으로 떠나던 날 그의 배웅을 받으며 헤어졌다. 그리고 그런 만남 덕택에 그 후에도 경계심 없이 많은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며 소중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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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_경기도 성남시 야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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