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태국 여행을 떠났다. 도착한 날, 기쁘고 들뜬 마음에 피곤함까지 겹쳐 정신이 없던 나는 방콕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택시 승강장의 긴 줄에 합류했다. 날은 덥고 배는 고프고 짐은 무거워 정신이 더더욱 희미해지던 중, 드디어 택시 탈 차례가 되었다. 너무 지쳐 얼른 호텔로 향하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을까. 택시 기사의 도움을 받아 서둘러 짐을 싣고 앞좌석 자리에 앉았는데, 그 순간 나를 향한 크나큰 웃음소리와 어마어마한 시선들이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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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짝 놀라 창밖을 내다보니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며 웃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와 태국은 운전석의 위치가 반대인데 마음이 급했던 터라 나도 모르게 운전석에 앉아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택시 기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바깥에서 다음 택시를 기다리며 줄 서 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날 보며 웃었고, 정작 운전석에 앉아야 할 택시 기사 아저씨는 난처하지만 재미있다는 듯 나를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 순간의 당혹스러움이란…. |
|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좌석을 후다닥 바꿔 앉아타곤 택시 기사를 다시 맞아주었다. 한 치의 지체도 없이 얼른 공항을 떠나와야 했음은 물론이다. 택시 바깥에서 여전히 정신없이 날 보며 웃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고만 싶었다. 나는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엄마와 한참을 웃었다. 덕분에 호텔까지 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지만 빨개진 얼굴은 쉽사리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
| 여러분!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시면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저처럼 운전석에 앉아서 당당하게 “오라이~”를 외치지 마세요! 정말 창피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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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_서울시 성동구 하왕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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