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처럼 화려한 왕궁과 성당을 볼 때면 늘 이른 생각이 든다. 우라나라도 일찍이 '땅 욕심', '재물 욕심' 을내서 만주나 시코쿠 혹은 인도차이나 정도에 식민지를 좀 거느렸다면 경복궁이 훨씬 더 크고 화려하지 않았을까 하는. 스페인 제국의 심장부였던 마드리드. 거기에서도 가장 중요한 곳이었던 왕궁을 둘러보며, 솔직히 부러웠다. |
| |
 알무데나 대성당 |
| |
 |
| 호텔에 몰려있는 지역과 가깝다는 이유로 푸에르타 |
| 델 솔과 마요르 광장을 먼저 둘러본 뒤 마요르 거리를 |
| 따라 왕궁으로 향한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 |
| 오는 것은 왕궁이 아닌 알무데나 대성당일 것이다. |
| 'ㄷ'자 모양의 왕궁과 그 가운데 있는 아르메리아 광 |
| 장을 굽어보며 서있는 성당의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 |
| 과 거대한 돔은, 왕궁을 압도하는 높이와 웅장함 때문 |
| 에 외려 불경스럽다. 비록 지어진 시기는 서로 다르지 |
| 만 세계 제국을 거느린 황제의 권위를 능가했던 로마 |
| 카톨릭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을지도. |
| 알무데나 대성당은 1879년에 마르께스 데 꾸마스가 |
|
|
| 디자인한 뒤 100년 이상 걸려 20세기 말 페르난도 추에까 고이띠아에 의해 마무리됐다. '성벽' 이라는 뜻 |
| 의 알무데나 라는 이름은 711년에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거슬러 올라와 마드리드를 점령했을때 |
| '이 교도'들로부터 보고하기 위해 성벽 속에 숨겨두었던 성모상이 무려 370년 후에 다시 발견되었던 것을 |
| 기념해 지어졌다. '카톨릭과 이슬람의 투쟁의 역사' 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이베리아 반도의 과거를 그 이 |
| 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
| |
| 빨라시오 레알 |
| |
 |
| 빨라시오 레알은 스페인 국왕의 공식 거처로 지어졌 |
| 지만 현재 왕실의 주인인 후안 카를로스 국왕은 마드 |
| 리드 교외의 사르수엘라 궁에서 기거하고 있다. 그래 |
| 서 이곳은 국빈방문행사 등 왕실의 공식 행사나 접견 |
| 장소로만 쓰이고, 그런 행사가 없는 날에는 일반에 공 |
| 개되고 있다. 삼엄한 소지품 검색대를 통과해 아르메 |
| 리아 광장에 들어서면 한쪽에는 알무데나 대성당이, |
| 반대쪽에는 왕궁이 서 있다. 광장과 볼코니가 프랑스 |
| 풍인 반면 왕궁의 내부는 이탈리아풍으로 장식되었다 |
| 는 것이 특징이다. 카톨릭과 이슬람, 유대교 문화가 |
| 일찍부터 서로 충돌하고 융합해 왔던 스페인이기에 |
|
|
| 이같은 섞임이 결코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빨라시오 레알의 시작은 9세기에 똘레도의 이슬람 왕조가 방 |
| 어 요새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그 후 지배 세력이 바뀔 때 마다 새로 정비되고, 장식되고, 부수고 복원하 |
| 는 과정이 반복되었으리라. 16세기에 이곳에 지어진 요새(알카사르)는 1734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완전히 |
| 불에 타 버렸는데, 당시 왕이었던 필립 5세는 그 자리에 새궁전을 지음으로써 지금의 빨라시오 레알이 탄 |
| 생했다. 큰불을 겪은 왕이 같은 일을 두 번 당하고 싶지 않았음은 당연한 일이었으므로 왕궁의 모든 건물 |
| 은 나무 대신 돌과 벽돌만을 사용해 지어졌다. 1738년에 시작된 공사는 1755년에 끝났고, 찰스 3세가 |
| 1764년에 드디어 이곳을 집으로 삼았다. |
| |
| 화려함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 |
 |
| 왕궁의 장식은 시대마다 유행했던 패턴을 반영했으므 |
| 로 매우 다양하다. 찰스 3세 시절에는 쓰론 룸(왕의방 |
| 혹은 가스파리니 방이라고도 한다)과 엘 부엔 레티로 |
| 의 왕실 공장에서 만든 걸작품으로 장식된 포르설린 |
| 룸등이 만들어졌다. 찰스 4세 때는 베르사유 궁전에 |
| 있는 것을 본떠 거울의 방이 만들어졌고 초대형 만찬 |
| 장인 갈라 다이닝 룸은 알폰소 12세 때 추가됐다. |
| 오랜 기간에 걸쳐 조성된 왕궁의 건설과 장식에는 매 |
| 우 다양한 재료가 쓰였다. 스페인 대리석, 금도금 벽 |
| 돌, 문과 창틀의 마호가니뿐만 아니라 지아퀸토와 티 |
| 에폴로를 비롯해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스페인 화 |
|
|
| 가들인 바유와 마에야 등이 만든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들이 쓰였다. 특히 쓰론 룸의 천장을 장식하는 프레 |
| 스코화는 티에폴로가 1766년에 그린 것으로, 세계 곳곳에 있는 스페인의 소유물을 인격화해 표현하는 등 |
| 그림 전체에 스페인 왕조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