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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자의 입장에서 라이벌간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당사자의 입장이라 해도, 신발끈을 더욱 바짝 조여 매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라이벌의 존재가 스스로의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다. 라이벌이란 원래 그런 거다. 미워하지만 동시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상대들이 자신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 개방적이고 활달하고 정열적인 사람들이 사는 나라 스페인에도,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들지만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두 도시, 바로 마드리드와 바로셀로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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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의 대문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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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제국의 황금시대를 통치했던 펠리페 2세가 |
| 1561년에 수도를 똘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옮긴 이래 |
| 이곳은 오랫동안 스페인의 중심으로 군림했다. 말은 |
|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고 했던가. 성 |
| 공의 기회, 아마도 그 한마디 때문에 사람들은 넓은 |
| 이베리아 반도 각지에서 황량한 고원지대에 들어선 |
| 이 도시로 몰려들기 시작했으리라, 사람이 모이면 그 |
| 사람과 삶을 노래하는 문학이 꽃피게 마련이다. 자세 |
| 한 설명이 필요 없는 '돈 키호테'의 세르반테스, '동 |
| 양'의 띠르소 데 몰리나, 위대한 극작가 로뻬 데 베가 |
| 등이 살았던 이 시절의 마드리드야말로 무적함대보다 |
| 더욱 당당한 위용으로 스페인 문학의 황금세기를 이 |
| 끌었다. 오늘날 남아 있는 이들의 흔적을 보기 위해 |
| 마드리드에서 제일 먼저 찾아야 할 곳은 팰리스와 리 |
| 츠 등 대규모 유명호텔이 밀집해 있는 까노바스 델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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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띠요 광장. 이곳으로부터 서쪽을 향해, 스페인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가들이 각기 '세르반테스 거리'와 |
| '로뻬 데 베가 거리' 라는 이름으로 뻗어 있다. 이들 거리의 길바닥에는 대문호들의 말이나 소설 속 멋진 |
| 문구들이 단단하고 신성한 느낌을 주는 금박으로 새겨져 있고, 한쪽 구석에는 로뻬 데 베가가 살았던 저 |
| 택과 세르반테스가 잠들어 있는 라스뜨리니따리아스교회 및 수도원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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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블라스 거리의 퍼포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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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 축복과 영광이 마드리드로 집중되던 무렵, 이 |
| 베리아 반도를 가로질러 일년 내내 푸른 지중해를 바 |
| 라볼 수 있는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사람들은 무엇을 |
| 느꼈을까. 왕국과 귀족의 화려하면서도 엄격한 양식 |
| 미 대신 끝없는 파도와 불규칙한 바닷바람이 오감을 |
| 자극하는 바르셀로나에서라면 무언가 다른 것이 있을 |
| 법도 했다. 더욱이 이곳은 수백 년간 자유와 독립을 |
| 외쳐온 까딸루냐 지방의 중심도시가 아닌가. 비록 살 |
| 았떤 시대가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이곳 출신의 |
| 예술까들 면면을 얼핏 보더라도 마드리드와 대비되는 |
| 까딸루냐인들의 분위기 정도는 쉽게 느낄 수 있다. 달 |
| 리, 피카소, 미로, 가우디, 그리고 카잘스. 그래서 바 |
| 르셀로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람블라스 거리의 바 |
| 닥에는 세르반테스의 황금 글귀 대신 미로의 모자이 |
| 크가 있다. 마드리드의 주요 볼거리들이 구시가를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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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으로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좁고 구불구불한 오래된 시가지 모습이 기억에 남는 반면, 바르셀로나 |
| 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람블라스 거리와 그라시아 거리는 직선으로 쭉 뻗은 넓은 도로와 상쾌한 |
| 가로수가 있어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많이 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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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의 출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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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베레스 분수에서 그랑비아 거리를 따라 왕궁방향으 |
| 로 걸으면 마드리드의 심장부인 뿌에르따 델 솔에 닿 |
| 는다. 태양의 문. 아메리카 대륙을 통째로 경영하며 |
| 세계 제국을 세웠던 스페인의 수도에서, 태양이 떠오 |
| 르듯 아홉 개의 도로가 대륙 각지로 뻗어 나가는 곳이 |
| 다. 스페인이 모든 도로의 기점이 되는 도로원표를 우 |
| 뚝 솟은 종탑이 인상적인 까사 데 꼬르레오스 앞에서 |
| 볼 수 있다. 뿌에르따 델 솔을 중심으로 뻗은 그랑 비 |
| 아는 마드리드 쇼핑의 중심가로, 마드리드에 활력을 |
| 불어넣는 젊음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늠름한 까를 |
| 로스 3세의 기마상을 지나 마요르광장 쪽으로 방향을 |
| 틀면 원래도 그다지 넓지 않았던 길이 더욱 좁아진다. |
| 펠리페 2세가 수도를 똘레도에서 이곳으로 옮긴 이유 |
| 중에 하나가 똘레도에는 이슬람의 흔적이 너무 많이 |
| 남아있기 때문이라 하지만, 400년이 조금 못되는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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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 동안 이곳 역시 무어인들의 수중에 있었떤 것은 마찬가지다. 마드리드의 구시가지가 좁고 미로 같은 |
| 길을 가진 것도 다름 아닌 이슬람의 영향이라고 한다. 태양이 내리쬐고 모래폭풍이 불어 닥치는 북아프 |
| 리카 사막지역에 주로 살았던 무어인들은 길을 좁게 만들어 가혹한 자연의 심술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 |
| 나 생활하고자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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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에서, 자연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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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드리드의 구시가에 비해 바르셀로나의 구시가는 이 |
| 슬람의 영향이 한결 적게 느껴진다. '바르씨노'라 불 |
| 린 로마 식민지가 세워진 이래 이곳은 큰 외부의 침입 |
| 없이 유지되어 왔다. 바르셀로나의 고딕지구에서 가 |
| 장 돋보이는 건물은 대성당. 14세기와 15세기에 걸쳐 |
| 세워진 까딸루냐 고딕양식의 이 건물은 우뚝 솟은 고 |
| 딕식 첨탑과 화려한 장식이 압권이다. 거대한 성당의 |
| 내부에는 가운데 정원을 두고 회랑이 쭉 이어져 있는 |
| 데, 이 중앙 정원에는 목련과 야자수, 13마리의 오리 |
| 들이 마치 석벽으로 둘러싸인 낙원처럼 평화로운 장 |
| 면을 연출하고 있다. 오리가 13마리인 이유는 순교자 |
| 성 에울랄리아를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고딕 지 |
| 구에서 벗어나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바르셀로나 |
| 의 보물 하나가 나온다. 화려하고 섬세한 가우디의 걸 |
| 작도 바르셀로나의 '핵심' 이라 할 수 있지만, 까딸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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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냐 음악당은 이곳 사람들의 성정과 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더욱 |
| 특별하다. 스페인의 건축 유산들이 남쪽은 이슬람, 북쪽은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의 영향알 받은 것이 |
| 대부분인 반면에 까딸루냐 음악당에서 볼 수 있는 양식은 스페인에서 태어나 세계로 뻗어 나간 것. 직선 |
| 과 규칙성 대신 곡선과 불규칙적인 자연미를 그대로 드러내는 모더니즘 양식을 가장 화려하게 꽃피운 까 |
| 딸루냐 음악당을 둘러보고 나면 진정으로 이곳 사람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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