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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02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스페인] 도시분류 : [바르셀로나]
기사제목
[COVERSTORY] 에스파냐의 고동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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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대표작 '세비야의 호색가와 돌의 초대객'에 처음으로 바람둥이 돈 후앙의 이야기를 등장시킨 극작가 띠르소 데 몰리나는 똘레도를 두고 '에스파냐의 고동소리가 들리는 곳'이라 말했다. 그가 활동한 때가 스페인의 '황금세기'라 불리는 1600년대 중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 버려진 수도' 로서쇠락해 가던 똘레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다. 그는, 아마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이 천년 고도가 스페인의 모든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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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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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베리아 반도 중앙의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약 70 |
| 킬로미터 떨어진 곳, 따호강이 물줄기를 급하게 비트 |
| 는 언덕에 자리한 똘레도에 들어서는 것은 타임머신 |
| 을 타는 것과 비슷하다. 말발굽 모양으로 구부러진 강 |
| 의 안쪽에 솟은 언덕 위를 빼곡하게 덮은 집들은 중세 |
| 시대에는 카톨릭 신앙을 억척스레 고수한 시민들이 |
| 살았던 곳이자, 스페인 내전 때는 완고한 왕당파와 공 |
| 화파 군인들이 각축을 벌였던 무대였다. |
| 똘레도의 시작은 기원전 1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 당시 '서양의 세계의 전부'를 지배했던 로마인들의 눈 |
| 에, 강에 둘러싸인 채 높이 솟은 언덕은 '야만인' 들로 |
| 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
| 적들에게 포위가 되더라고 높은 언덕과 강에 의지해 |
|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이곳을 로마인들은 '똘레뚬'이 |
| 라 불렀다. 이후 스페인 역사가 영토의 상실과 회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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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할 때 마다 이곳은 포위와 격퇴를 되풀이했다. 그래서일까, 강 너머로 보이는 빽빽한 집들이 오후 |
| 햇빛을 받아 빛나는 모습이 마치 상처투성이 투구처럼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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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과 카톨릭이 맞잡은 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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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터미널 앞 차도를 보고 서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 |
| 으면 알깐따라 다리가,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비사그 |
| 라 문이 나온다. 그저 왼쪽으로 보이는 강과 풀밭 위 |
| 의 벤치 풍경에 마음이 이끌려 알깐따라 다리 쪽을 선 |
| 택했다. 중부 고원지대에서 발원해 이베리아반도를 |
| 동에서 서로 가로질러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대서양과 |
| 만나는 따호강의 시원스러운 물줄기 소리를 들으며 |
| 비탈길을 걸어 올라가면 높이 솟은 탑과 아치가 인상 |
| 적인 알깐따라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는 구시가를 에 |
| 워싸고 흐르는 따호 강에 놓인 세 개의 다리 중 가장 |
| 오래된 다리다. 알깐따라 다리에는 전설 한 가지가 전 |
| 해 내려온다. 로마를 몰아낸 게르만족이 세운 서고트 |
| 왕국의 마지막왕 데리크가 이 다리 위에서 세우따의 |
| 백작인 돈 후리안의 딸을 유혹했고, 여기에 분노한 백 |
| 작은 왕에게 원한을 가진 친척들과 함께 아프리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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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이슬람 동맹군을 끌어들여 왕국을 멸망시켰다는 것. 비록 전설이긴 하지만 711년부터 시작된 4백여 |
| 년간의 이슬람 지배가 이 다리위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건축의 달인'인 로마인들이 처음 이 |
| 다리를 세운이후 똘레도를 차례로 지배했던 이슬람 세력과 카톨릭 세력이 나름의 기술을 동원해 이 다 |
| 리를 보수하고 장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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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요새와도 같은 독재의 흔적, 알까사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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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에서 구시가로 이어지는 이슬람 양식의 알깐따라 |
| 문을 지나 옛 거리를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에 산타 크 |
| 루스 미술관이 나온다. 화려하고 정교한 입구 장식과 |
| 세련된 회랑이 인상적인 미술관 안에는 똘레도를 사 |
| 랑했던 위대한 미술가, 엘 그레코의 작품이 여럿 전시 |
| 돼 있다. 물론 그의 최고 걸작인 '오르가스 백작의 매 |
| 장' 이나 '성의의 박탈' 등도 가까운 산토 또메 교회나 |
| 똘레도 대성당에서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조금 |
| 더 올라가면 상업 중심지인 소꼬도 베르 광장에 닿는 |
| 다. 가축시장이라는 뜻의 아랍어를 따라 이름 붙여진 |
| 광장 주변은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똘레도가 자랑하 |
| 는 금세공품이나 멋진 칼 등을 내놓은 가게도 많이 있 |
| 다. '조로' 가 사용할 법한 멋진 칼이나, 화려한 문양 |
| 이 새겨진 권총 등을 그냥 지나치기란 쉽지 않을 것이 |
| 다. 언덕 위 도시인 똘레도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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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게 자리 잡고 있는 건물이 알까사르다. 태생부터 전략적 요충지였고 스페인의 역사와 함께 부침을 |
| 가장 많이 겪은 곳이 똘레도이니만큼, 이곳의 방어를 담당하는 알까사르는 적에게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
| 아군에게는 가장 든든한 방패로 보였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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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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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스페인의 수도 자리는 마드리드에 내줬지만 똘 |
| 레도는 아직까지 스페인 카톨릭의 수도로서의 권위를 |
|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똘레도의 대성당은 스페인뿐만 |
| 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카톨릭의 '성지' 인 |
| 동시에, 3개의 문과 파사드, 2개의 탑으로 이루어진 |
| 건물 자체도 고딕과 르네상스, 플람보얀뜨 양식의 걸 |
| 작으로 손꼽힌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엄청난 |
| 양의 장식이 들어간 예배당의 제단, 라파엘과 루벤스, |
| 벨라스꼐스, 고야와 그레코의 작품을 망라한 전시관 |
| 역시 놓쳐서는 안될 볼거리다. 그 외에 엘 그레코의 |
| 집이나 산타 마리아 라 블랑카 교회, 산 후안 데 로스 |
| 레예스 수도원 등에서도, 수백 년의 세월이 내려앉은 |
| 건물들과 그 속에 있는 흔적들은 어디에서든 말을 걸 |
| 어온다. 그런점에서, 역사와 시간이 살아 숨쉬는 똘레 |
| 도야말로 스페인의 '진짜' 수도다. 약동하는 스페인의 |
| 심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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