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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03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독일] 도시분류 : [뮌헨]
기사제목
[EPISODE] 호프브로이 하우스의 미스터리
| 2005년 여름에 나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을 다녀왔다. 언니와 남동생과 나, 이렇게 셋이서 오랫동안 준비해서 다녀온 유럽 여행이었다. 여행 코스는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고 독일. 독일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였다. 아침 일찍 인터라켄을 출발해 취리히와 슈투트가르트를 지나 뮌헨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30분경. 우리는 그동안 시간에 쫓겨 부모님 선물을 사지 못해 모처럼 여유롭게 쇼핑도 하고 거리공연도 즐겼다. 그리고 독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호프브로이 하우스’를 찾았다. 해는 이미 뉘엿뉘엿 진 시각 호프브로이 하우스에 들어서니 맥주홀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여기저기 맥주잔 부딪치는 소리,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로 무척 활기찬 분위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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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메뉴를 고르기 위해 한국인들(어딜 가든 꼭 있는)에게 도움을 청했다. 또, 옆 테이블에 가족처럼 보이는 독일인과도 연신 건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잠시 후에는 자리가 없어 우리 테이블에 합석을 하게 된 예쁜 아가씨 두 명을 만났다. 그들은 카자흐스탄에서 왔는데 동생 나탈리는 뮌헨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언니 일리나는 동생을 만나러 와 함께 여행 중이라고 했다. 그들에 비해 우리 안주는 무척 초라했지만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뮌헨에서의 아름다운 밤을 즐겼다. 이제 갈 시간. 계산을 하려고 일어섰는데 우리 테이블을 담당했던 웨이터 아저씨가 매우 바빠 이쪽에 신경을 쓰시지 않았다. 순간 갈등에 사로잡혔다. “그냥 나갈까, 아님 정당하게 계산을 하고 나갈까?”, “아니야, 그냥 가다 잡혀 나라망신 시킬 순 없잖아.” 잠깐의 망설임 끝에 큰소리로 아저씨를 불렀다. “아저씨! 계산이요!” 그러자 아저씨는 “Finish, Finish.”라고 소리쳤다. 아니, 계산이 이미 다 끝났다는 의미인가? 우리는 의아해하며 다시 한 번 아저씨를 불렀다. 아저씨는 바쁜데 자꾸 왜 말 시키느냐는 듯이 다시 “You Finish!”라며 황급히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 우리는 여유로운 척하며 다급하게 호프브로이 하우스를 빠져나왔다. 급하게 뛰어나오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참 웃었다. 그러고 보니 궁금해졌다. 웨이터 아저씨가 한두 해 일하시는 게 아닐 텐데 아무리 손님이 많다고 실수를 하진 않으셨을 테고, 그럼 누가 우리 음식 값을 대신 내주었을까? 독일인 가족? 아니면 카자흐스탄에서 온 아가씨들? 그럼 왜 음식 값을 대신 내주고도 말을 하지 않았을까? 그럴 줄 알았으면 음식을 더 주문할 걸 아쉽기도 했다. 아직까지 풀지 못한 미스터리. 진짜 누가 우리 음식 값을 계산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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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_서울시 성동구 마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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