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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05월호] 대륙분류 : [오세아니아] 국가분류 : [오스트레일리아] 도시분류 : [노쓰햄]
기사제목
[COVERSTORY] 서호주의 하늘과 바다, 생태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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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는 호주에서 가장 큰 주로, 그 면적이 서유럽 전체 면적과 비슷한 250만 평방킬로미터에 이른다. 이 넓은 땅덩어리는 다양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그 다양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생태 관광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되어 세계의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루고 있는 세 가지 구성요소인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에서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고루 소개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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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속도를 맞춰 유유히 하늘을 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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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먼저 하늘에서 즐기는 위한 열기구 투어를 위해 퍼스에서 동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 노쓰햄으로 향했다. 노쓰햄의 중심가는 1866년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샴록 호텔이 자리하고 있는 피츠제럴드 거리다. 중심가라고 해봤자 몇 개의 가게가 늘어선 작은 거리에 불과하니, 이 마을이 얼마나 작은 마을인지 짐작이 간다. 샴록 호텔의 옆, ‘애본 밸리 벌루닝’이라는 간판이 붙은 작은 숍이 열기구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차가운 공기가 있어야 열기구가 뜨기 때문에, 열기구 투어는 새벽에 이루어진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반에 숍 앞에 도착하자, 쥐 죽은 듯 조용한 거리 중에서 이 숍 앞에만 열기구 투어를 예약한 사람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새벽 6시, 밴을 타고 애본 계곡 인근의 작은 초원 지대로 향했다. 1984년에 열기구 라이센스를 취득한 후 20년째 열기구와 함께 살아온 애본 밸리 벌루닝의 사장 ‘스벤’ 이 거대한 주머니를 열더니 역시 거대한 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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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꺼내 바닥에 펼친다.열기구의 풍선 부분으로 변신할 천이다. 그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12인용 바구니를 눕히고 거기에 천을 연결한 후 커다란 팬을 돌려 천을 부풀게 한다. 천은 바닥에서 점점 풍선 모양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스벤은 두 통의 가스를 연결한 커다란 버너로 풍선 안에 불을 뿜어보고는, 바구니를 똑바로 일으켜 풍선이 하늘을 향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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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와 함께 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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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호주와 면한 인도양은 돌고래 떼가 자주 나타나는 청정한 바다다. 특히 돌고래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퍼스에서 북쪽으로 80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멍키미아와 퍼스에서 남쪽으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번버리, 그리고 퍼스에서 남쪽으로 30분 정도 떨어진 록킹햄 세 곳을 꼽을 수 있다. 우리의 돌고래 투어는 퍼스에서 가장 가까운 록킹햄에서 이루어졌다. 7시 반에 시작하는 일정에 맞추기 위해 퍼스에서 아침부터 서둘러 출발했는데, 이미 아침 햇살은 따뜻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왼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정원을 가진 예쁜 집들이 늘어서 있는 해변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내려가자 이내 록킹햄에 닿았다. 요트에 올라타자 돌고래 투어의 강사 중 한 명인 ‘머즈’가 돌고래 투어에서의 주의점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중이다. “록킹햄에서 만나는 돌고래는 병 모양의 큰 코를 가진 청백 돌고래입니다. 야생의 돌고래를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돌고래가 나타나면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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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들의 신호에 따라 빨리빨리 움직이는것이 관건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돌고래는 이미 다른 곳으로 가버린 후일 테니까요.” 사람들은 미리 입고 온 수영복 위에 다이빙 수트를 입은 후, 네 조로 나뉘어 네 가지 색깔의 허리띠를 찬다. 록킹햄의 돌고래 투어에서는 수영실력이 전혀 필요가 없다. 각 조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강사를 따라 한 명씩 앞사람의 허리띠를 잡고 스노클링을 하면서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요트는 바다를 돌아다니며 돌고래가 있는 곳을 찾는다. 운이 좋으면 수십 마리의 돌고래 떼를 볼 수도 있고, 두세 마리에 만족해야 할 때도 있다. 돌고래 떼를 발견하자 강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1조와 2조가 차례대로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후, 3조에 속한 내가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 이내 내 옆으로 돌고래 세 마리가 서로 원을 그리며 지나간다. 가까이서 보는 돌고래의 얼굴은 마치 플라스틱 인형인양 반짝거린다. 끼릭끼릭, 돌고래는 주파수가 높은 소리를 내면서 사람들과의 조우를 즐기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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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즐기는 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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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에서 남쪽으로 4시간 정도 떨어진 펨버튼의 디스커버리 투어는 펨버튼 인근의 워렌 국립공원과 당트레카스토 국립공원의 숲과 호수, 그리고 사구를 사륜구동 지프로 탐험하는 투어다. 이 투어를 진행하는 펨버튼 디스커버리 투어의 사무실은 펨버튼의 시내에 자리하고 있다. 이 여행사의 사장이자 가이드인 ‘그레이엄’이 운전하는 지프를 타고 1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당트레카스토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은 세 가지 종류의 오래된 나무로 유명한데 그것은 ‘캐리(karri)’와 ‘매리(marri)’라고 불리는 유칼립투스 속의 나무와 ‘자라(jarrah)’라고 불리는 마호가니 고무나무다. 이 나무들은 수백 년 전부터 이 숲 속에서 자라고 있었으며, 무려 수십 미터 이상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나무는 75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그레이엄의 해박한 설명을 들으며 지프를 타고 숲을 지나는 동안,야생 캥거루와 에뮤, 빨간 꼬리를 가진검은 앵무새 등의 다양한 새들이 숲 속을 지나가며 이방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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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을 반긴다. 그레이엄의 지프는 숲을 통과해 이거럽 호숫가에 섰고, 우리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그레이엄은 곧 만나게 될 사구 위에서의 질주를 위해 타이어 가득 바람을 채웠다. 그렇게 바람을 채운 지프는 길이 13킬로미터, 넓이 3킬로미터에 이르는 하얀 사구에 도착했다. 건너편에는 바로 호수와 숲이 내려다보이는데, 이곳에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사구가 있다는 것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그레이엄은 사구에서 경사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몇 번이고 지프를 롤러코스터로 변신시켰다. 그리고 그는 지프를 세우고 트렁크에서 패러글라이더 모양의 연을 꺼내 하늘에 날리기 시작했다. 양 손에 하나씩 키를 잡고 조정해야 하는 이 연날리기를 번갈아 하면서 우리는 파란 하늘과 하얀 모래사장 위에서 생태관광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선탠까지 해결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9월에서 10월 사이에 모래가 날리는 풍경은 정말 인상적이에요. 그 바람으로 인해서 이 사구는 매년 6미터씩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레이엄이 우리에게 설명을 한다. 예전에 방문했던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사구가 그 날카로운 삼각형 모양으로 범접하기 어려운 영혼의 힘을 느끼게 했다면, 서호주의 사구는 아기자기하고 친근해서 그 속에서 마구 뒹굴고 싶도록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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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강에서 애보리지니의 문화를 체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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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가렛 강이 시작하는 입구에서 행해지는 ‘부시터커 리버 투어’는 강줄기를 따라 카누를 타고 주변의 작은 섬에 들르면서, 자연 속에서 약과 음식을 얻던 호주 원주민 애보리지니의 생활모습과 자연적으로 조성된 동굴을 탐험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부시터커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10시에 마가렛 강에 도착하자, 애보리지니 출신 가이드인 ‘클린턴’이 레게머리를 꼬면서 다가와 카누가 출발하는 강 어귀로 안내한다. 그는 강 어귀로 내려가면서도 연신 주변의 풀들을 뽑으면서 각 풀들의 효용을 설명해준다. 이미 몇 무리의 사람들은 일행의 숫자에 맞춰 2인용과 4인용, 그리고 6인용의 보트에 나눠 타고 출발하던 참이다. 관광청 직원 리사와 취재팀은 가이드인 클린턴, 유럽에서 온 한 부부와 함께 6인용의 큰 카누에 탔다. 노 젓는 손이 많으니 우리가 탄 카누가 제일 빠르다. 마지막으로 출발한 우리 팀의 카누는 제일 먼저 클린턴이 가리킨 작은 섬에 도착했다. 이어 다른 여행자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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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속 섬에 배를 대기 시작했다. 섬은 이러저리 얽힌 나무들로 마치 정글 같은 느낌을 준다. 무심코 나무를 건드리자 푹신, 하고 손자국이 난다. 껍질을 살살 긁어봤더니 마치 종잇장처럼 얇게 한 겹씩 벗겨진다. “종이껍질 나무입니다. 애보리지니는 이 나무의 껍질을 아기 기저귀로도, 그리고 종이로도 사용했지요.” 클린턴이 어느새 곁에 다가와 속삭인다. 그는 또 섬 안에서 몇 개의 풀을 뜯어와 그 효용을 설명한다. 우리 조상들이 산에서 나는 다양한 풀들을 약초로 사용했듯, 애보리지니도 이곳의 수많은 풀들을 약초로 사용했던 것이다. 다시 카누를 타고 100여 개의 작은 동굴이 있는 섬으로 향했다. 이곳의 동굴들은 내부가 시원해서 초기 정착자들의 우유와 치즈 저장고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동굴 탐험까지 마치고, 클린턴은 이제 애보리지니의 맛을 보여주겠다면서 애보리지니 문양이 들어간 큰 보자기를 땅바닥에 깐다. 그리고 손으로 깎아 만든 나무 그릇들을 죽 늘어놓더니, 가지고 온 런치박스를 열어 수십 개의 유리병을 꺼내 하나하나 설명을 곁들이며 그릇에 담는다. 나무열매로 만든 잼에서부터 벌레를 갈아서 만든 소스 등은 빨간색 혹은 연두색, 보라색 등 자연의 색깔을 그대로 담고 있어 과연 맛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세 가지의 육류는 야생 칠면조와 훈제 캥거루, 그리고 훈제 에뮤 고기다. 집에서 만든 식빵을 몇 봉지 뜯어놓고 클린턴이 식빵 위에 고기와 잼, 소스를 얹어 샌드위치를 만드는 시범을 보인다. 그가 맛있게 먹는 모습까지 숨죽여 지켜보던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하나둘 식빵을 집어 들고 그를 흉내내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한다. 나도 식빵 위에 각종 잼과 소스를 하나씩 발라가며 먹어봤는데, 별 맛이 나지 않는 한두 가지를 빼놓고는 놀라울 정도로 맛이 있었다. 특히나 벌레를 갈아서 만들었다는 연두색의 소스가 그렇게 입에 잘 맞을 줄이야…. 몇 번이나 마주쳤던 캥거루에게 미안해서 먹을 수 있을까 주저했던 캥거루 고기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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