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중국인들에게 사랑받았던 당무가 대부분 그 맥이 끊겨버렸다는 사실이다. 당의 전성기를 열었던 현종이 양귀비와의 사랑에 열중하던 틈을 타 일어난 안녹산의 난(서기 755년) 이후, 2백여 년에 걸친 뒤뚱거림 끝에 당은 예전의 영광을 되찾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백성들이 마음 놓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은 어려운 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춤사위들은 무려 천 년이 넘는 침묵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사람들도 가고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둔황에 있는 당대의 벽화와 몇몇 시문에 담긴 글을 통해 겨우 몇 가지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을 뿐이다. 그래도 일부나마 성공한 게 어딘가. 그 덕분에 오늘날의 시안에서는 천 년 전의 장안을 가득 채웠을 활기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마치 오곡밥이 차려진 밥상에서 나는 향기처럼, 그 춤은 다양한 문명의 향을 담고 있다. 그 향기를 맡으면 마음이 배불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