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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07월호] 대륙분류 : [아프리카] 국가분류 : [이집트] 도시분류 : [다합]
2003년 아주 더운 여름날 나는 이집트에 있었다. 택시기사 말에 의하면 대략 5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더위였다. 우리는 더운 카이로를 벗어나 바다가 펼쳐진 휴양지로 떠나기로 했다. 숙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다합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야간버스를 타고 허리가 끊어질 듯 힘들어하며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착한 다합은 정말 너무 편안하고 한가로운 곳이었다. 12시쯤 식당에 가서 한적하게 아침을 먹고, 멋진 다이빙 포인트에서 다이빙도 하며 휴양의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가까운 요르단을 둘러본 후 우리는 다시 카이로로 내려가기로 했다. 잘 쉬다 와서인지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도 들었다.
카이로행 야간버스 안에서 동생과 나는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그런데 한 청년이 우리를 깨우더니 콜라와 빵을 건네는 게 아닌가? 마침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나는 ‘참 착한 청년이구나’고 생각하며 빵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콜라도 따서 마시고 있는데 동생이 물었다. “형, 이거 공짜야?” 가만 생각해보니 좀 이상하긴 했다. 어설픈 영어로 동생에게 빵을 건네는 그에게 물었다. “This… free?” 청년은 웃으면서 말했다. “Free! Free! Eat! Eat!” 나는 동생에게 그것보라며, 버스 운임이 비싸서 간식이 포함되어 있을 줄 알았다고 떠들었다. 둘 다 맛있게 빵과 콜라를 먹고 다시 자려고 하는데 좌석이 불편해 잠이 오지 않았다.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니 간식을 많이들 먹는 것 같았고, 그 모습을 보니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 때, 다시 구세주처럼 청년이 과자봉지를 들고 다시 우리를 찾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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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ank you! Thank you!” 우리는 게 눈 감추듯 무려 과자 네 봉지를 먹어치웠다. “이게 바로 여행의 맛이야!” 라고 떠들며 기분 좋게 다시 눈을 감는데, 한 십 분이 흘렀을까. 청년이 다시 나를 깨웠다. 그리고는 아까의 그 선한 눈웃음으로 돈을 내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밖에서 살 때보다 훨씬 비싼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
| “You said free!”항의도 해봤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가 여기까지 사서 나른 서비스 금액을 청구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먹는 것 같던데 그 사람들은 바보였나, 하는 마음에 둘러봤더니 다들 받아만 두고 먹지는 않았다. 우리나라 기차에서 음식물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었던 것이다. 결국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음식값을 지불했다. 청년은 끝까지 생글생글 웃으며 돈을 받아갔다. 어쩐지 뭔가 너무 잘 된다 했다. 좀 억울했지만, 이 일은 카이로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때 먹은 빵, 콜라, 과자가 꿀맛이었다는 기억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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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_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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