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발행구분
[2006년 08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타이] 도시분류 : [파타야]
기사제목
[EPISODE] 오! 마이 캐리어!
| 처음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의미 있게 마련이다. 첫사랑, 첫 키스 못지않게 떨리는 첫 외국여행! 여행 후 며칠이 지났지만 그 때의 설렘이 아직까지 남아있다(흔한 동남아 여행이라고 할지라도!). 6월의 마지막 월요일 새벽. 짐 꾸리는 것만으로도 들떠서 잠도 못 자고 공항으로 갔다. 캐리어를 끌고 공항을 돌아다니는 것조차 여행의 낭만이었고, 기내 결함으로 5시간이나 연착이 된 것도 소소한 재미로 느껴졌다. |
|
|
| 그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방콕 공항에 도착, 나의 두근거림이 절정에 달했을 때 황당한 일이 터져버렸다. 짐을 찾았는데 집에서도, 인천공항에서도 정말 100% 멀쩡했던 나의 캐리어가 손잡이 나사가 한쪽씩 떨어져 나간 상태로 돌아온 것이다. 폴로 제품이라 튼튼하다고 믿고 가져왔는데…. 다행히 바퀴는 멀쩡해 보여 끌고 다닐 수는 있을 것 같아 천천히 공항을 나섰다. 하지만 나의 첫 해외여행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호텔 도착 후 짐을 꺼내는데 툭, 탁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캐리어의 바퀴가 빠져버린 것이다. 완전히, 아주 깔끔하게!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양쪽 손잡이 나사도 없고, 바퀴까지 빠진 상태라니. 10초간 돌처럼 서 있던 나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패키지 상품이라 버스로 이동하니 그리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위로해 주었지만 그 때는 웃음 반 걱정 반으로 나를 바라보는 친구들도, 나의 캐리어 상태에 어쩔 줄 몰라 서 있는 호텔 직원도 원망스러웠다. 그 뒤로 나는 온통 캐리어에 마음을 뺏겨 캐리어 파는 상점을 찾느라, ‘저걸 어떻게 가져가지’ 걱정하느라 제대로 관광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출국 전날 밤에 친구들과 함께 파타야 시내에서 1900바트짜리 분홍색 20인치 캐리어를 온갖 애교와 미인계(?)로 1100바트로 깎아 구입했다. |
| 캐리어 때문에 황당하고 힘들었던 여행이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 하나 건진 건 감사해야 할 것 같다. 다음 여행 때는 좀 더 확실하게 캐리어를 점검해야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2층 높이에서 던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
|
김주애_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