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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카우보이를 총잡이와 연결시키지 말 것. 서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터프한 마초들은 카우보이적인 삶의 한 단면을 지나치게 확대한 평면적인 인물일 뿐이다. 물론 때론 들판에서 야영을 하고 고집 센 소와 말을 거침없이 다루어야 하는 카우보이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인한 남자들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체크무늬 남방에 썩 어울리는 장식을 카우보이 모자에 달고 즐거워할 줄 아는 남자들이고 통가죽 부츠에 하트를 새겨 넣을 줄 아는 ‘섬세한’ 남자들이다. 앨버타 주의 중심도시 캘거리에서는 그 모든 단면들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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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보이의 꿈, 스탬피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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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데오를 빼놓고 이 아름다운 카우보이 도시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캘거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인 새들돔(Saddle Dome) 스타디움 주변에서 로데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대략 알다시피 로데오는 카우보이와 소, 혹은 말이 벌이는 위험한 놀이다. 아무리 한 성격 한다 하는 카우보이라지만 그보다 몇 배나 힘이 좋은 소나 말을 자신의 발아래 무릎꿇리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다. 카우보이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필사적일 테고, 소나 말은 고분고분 도살장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필사적일 것이다. 생명을 담보로 벌이는 이 힘겨루기에서 승리해야만 최고의 카우보이가 될 수 있다. 로데오라는 ‘놀이’에 서슬 퍼런 결기가 서려있는 이유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매년 수많은 로데오가 열리지만 캘거리에서 열리는 스탬피드(Stampede)는 그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고 규모가 큰 대회로 꼽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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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탬피드에서 최고로 인정받고자 하는 카우보이들은 해마다 7월이면 이 도시로 구름처럼 몰려든다. 영화 시장에서 웨스턴 장르는 그 전성기가 한참 지났지만 스탬피드를 비롯한 로데오 경기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7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올해 스탬피드에 걸린 상금은 총 160만 달러. 상금과 명예뿐만 아니라 1백만 명이 넘는 관객 앞에서 이름을 얻기 위해 수백 명의 카우보이들이 캘거리에 모였다. 상금 규모뿐만 아니라 관광객과 이와 관련한 비즈니스의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2008년에 들어설 카지노와 고급 호텔 공사가 마무리되면 캘거리 스탬피드가 구호로 내걸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야외 행사’라는 말이 더욱 실감날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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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보이 짐 던(Jim Du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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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부지 정비가 한창인 스탬피드에서 카우보이인 짐 던(Jim Dunn) 씨를 만났다. 그는 2004년 ‘올해의 카우보이’ 상을 수상한 전설적인 카우보이로, 스탬피드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되어 있다. 짐의 주 종목은 베어백 라이딩(Bareback Riding). 안장을 얹지 않은 소나 말의 등에 올라타고 일정 시간을 버티는 가장 어렵고 ‘사나이다운’ 종목 중에 하나다. 안장이 없기에 그가 의지할 것이라고는 한 손으로 단단히 부여잡은 고삐밖에 없다.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짐승과 그보다 더 예측할 수 없는 자기 몸의 움직임을 손 하나에 맡기고 버텨내는 일은 어려운 도전이다. 흔히 생각하기에 로데오 경기 하면 날뛰는 소나 말의 등 위에서 누가 오래 버티는가로 순위를 정할 것 같지만 실제 카우보이들에게 요구하는 시간은 단 8초. 이 8초 동안 카우보이가 얼마나 멋진 폼과 기술로 등 위에서 버티는지, 그리고 그가 탄 소나 말이 얼마나 사납게 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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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는지에 따라 심판들이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1970년대에 처음 로데오를 시작한 그는 20여년의 경력을 끝으로 은퇴한 뒤 현재 로데오 심판을 보고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매년 스탬피드를 기다리는 게 가장 가슴 설레는 일이라 한다. 그가 로데오에 참가할 때 사용하던 옷과 안장에는 세월의 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지만 그보다 훨씬 열정적인 그의 표정과 몸짓에 가려서 좀처럼 눈치 챌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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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보이로 살아가는 또 다른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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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우보이 하면 물론 말 타고 소를 몰며 초원을 돌아다니는 생활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농장 없이도, 혹은 꼭 소를 모는 일에만 몰두하지 않고도 카우보이적인 삶 - 혹은 그와 연관된 삶 - 을 사는 사람도 ‘정통’ 카우보이만큼이나 많다. 소나 말과 사투를 벌이는 터프한 일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들 역시 카우보이 커뮤니티의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팀 거윙(Tim Gerwing)씨는 카우보이들의 필수품 중에 하나인 부츠를 만드는 일을 일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운영하는 앨버타 부트 컴퍼니(Alberta Boot Company)는 캐나다 연방경찰(Royal Canadian Mounted Police, RCMP)의 공식 예복에 신는 부츠를 공급하고 있을 만큼 캐나다 전역에서 인정받는 곳이다. 1978년에 설립된 이 부츠 제작소에 들어서자 특유의 가죽 냄새가 손님을 맞는다. 넓은 판매장 안을 가득 메운 진열장에는 빈틈없이 부츠들이 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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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해 있는데 그 생김새와 색깔, 무늬가 제각기 다르다. 물결무늬나 직선과 곡선의 기하학적인 무늬가 주를 이루고 하트나 해골, 포커의 스페이드 같은 앙증맞은 무늬들도 눈에 띈다. 거친 초원에서 동물들과 부대끼는 남자들이 신는 신발에 하트와 꽃무늬라니. 쉽게 연결이 되진 않지만 카우보이라고 해서 취향마저 모두 한결같아야 할 이유도 없다. 보통 한 켤레에 250달러 정도라는 거윙 씨의 설명에 대뜸 가장 비싼 부츠를 보여 달라고 했다. 그가 가져온 부츠는 표면의 돌기가 범상치 않아 보이는 것. 호주에서 원료를 얻어 이태리에서 가공한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몸체와 미국 루이지애나 산 악어가죽으로 만든 발 덮개, 그리고 벨기에 산 밑창 등으로 이루어진 주문생산품으로 가격은 약 1천 7백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그야말로 세계 각지의 전문가들의 손으로 만들어 진 작품.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신겠느냐는 말에 그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좋은 가죽으로 꼼꼼히 만든 부츠는 밑창만 갈아주면 10년 이상 반영구적으로 신을 수 있다는 것. 오래될수록 더 분위기가 나는 가죽의 특성은 카우보이 부츠에도 예외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상어, 소, 장어, 코브라, 캥거루, 악어 등 무엇이든 가져오기만 하면 원하는 대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그에게서 로데오의 달인인 짐과는 또 다른 자부심이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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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치맨 레스토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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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시내에 있는 랜치맨 레스토랑(Ranchman’s Restaurant)에서, 기자는 동양인도 카우보이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용을 부렸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카우보이의 향수로 가득한 이 레스토랑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촬영장으로도 쓰였다. 카우보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니만큼 레스토랑 한 구석에는 로데오 경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구가 있다. 카우보이모자를 어색하게 쓰고 쭈뼛거리며 한번 도전하겠다는 이 동양인 카우보이 지망생에게 운영자는 흔쾌히 자리를 내 준다. 앞과 뒤, 양 옆 할 것 없이 빙빙 도는 소의 몸통처럼 생긴 기구 앞에서 침을 꿀꺽 삼키는 기자에게, 쩌렁 쩌렁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한 여인(카우걸인가?)이 다가와 귓속말을 한다. “흔들의자, 알지? 그것만 생각하면 돼. 하체만 앞뒤로 움직인다는 느낌으로, 몸을 맡기고 절대 아래를 내려다보지 마!” 그 조언에 힘입어 소 등 위에 올라타 한 손을 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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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치켜들고 ‘고’ 사인을 보냈다.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기구는 돌아가기 시작했고, 이 생소하고 우스꽝스런 광경을 보는 진짜 카우보이들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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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한 문의_캐나다관광청 02-733-7790 www.travelcanada.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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