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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09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말레이시아] 도시분류 : [트렝가누]
기사제목
[OUTFIELD] 뚜동, 고개를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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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렝가누주에 도착했을 때, 누구는 바닷바람이 너무 찐득하다고 했고, 누구는 구멍가게도 없는 깡촌 같다 했고, 누구는 무슬림들이 너무 폐쇄적이라 무섭다고 했다. 트렝가누를 떠날 때, 야시장에서 산 싸구려 신발과 스카프를 하나씩 걸친 모두는 이상하게 마음이 평화로워져서는 별다른 마리 없이 차창을 응시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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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길을 걷는 무슬림 여성을 동정해도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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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렝가누주는 말레이시아 13개 주 중에서 이슬람 색이 가장 강한 곳이다(이 주에서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험삼아 호텔에서 맥주를 찾았는데 정말 없었다! 또한, 도시에 퍼져 있던 유흥업소들도 모두 다른 곳으로 이주시켰다고 한다). 콴탄공항에서 내려 차로 40분 정도 달려 트렝가누의 주도인 쿠알라 트렝가누에 도착하니 차도르로 온 몸을 가린 여인들이 눈에 띈다. 젊은 여인들은 밝은 색이나 독특한 무늬가 있는 것으로 나름의 멋을 내긴 했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이 더위에 저차림으로 아이까지 않고 가는 여인들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과거 이슬람 국가에서 여자들은 자손 번식의 도구였다. 자의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결혼 전에는 아버지, 결혼후에는 남편의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만 했다. 집 안에 들어갈 때까지는 그 답답한 스카프(말레이시아에서는 '뚜둥'이라고 한다)로 죄인처럼 얼굴을 숨겨야 하는 이들의 삶은 굳이 페미니즘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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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지 않더라도 지나치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기독교를 믿는 이방인의 시각일 뿐, 앞서 예를 든 것처럼 같은 이슬람이라도 사회의 분위기에 따라 분명 행동양식과 사상이 다르다. 현대의 이슬람 사회에 대해 이 좁은 지면에서 왈까왈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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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크루즈와 트렝가누 주립 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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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크루즈'라는 말의 어감이 어떤가. 럭셔리하지 않은가? 블루스가 은은하게 퍼지는 배 위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부드러운 강바람을 맞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러나, 선착장에 도착하는 순간 당신은 그 말이 얼마나 소박한 것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찌든 때가 낀 구명조끼를 받아 입고 열 명 정도 탈 수 있는 작은 통통배에 올라타는 순간, 크루즈라는 단어의 이미지를 한정시킨 것에 깊이 반성했다. 그런데, 이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선실이 아주 낮아 강물과 하나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조금은 폐쇄적인 트렝가누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어 좋다. 배 밖으로 나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말레이시아의 청명한 자연을 실컷 바라보는 것도 리버크루즈이 매력. 그렇게 40여 분을 달리면 트렝가누 주립 박물관에 도착한다. 바람으로 멋지게 뻗친 머리 위에 수건을 뒤집어쓰고 박물관에 들어섰다. 오랜만에 태양이 진하게 떠 박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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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의 오색 정원과 이국적인 건축물을 밝게 빛낸다. 주립박물관은 19세기 중국 도자기, 석기시대 유물부터 고대 이슬람의 서예 사본에 이르기까지 이슬람과 말레이시아 문화와 관련된 많은 전시물을 보관하고 있다. 특히 코란과 관련된 유물들이 흥미롭다. 전세계 52개국이 코란을 믿는데, 이슬람교도들은 번역본이 아닌 처음 만들어진 상태의 코란을 공부한다. 내용의 변질을 막기 위함이라는데, 때문에 이슬람교를 믿으려면 코란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박물관에 비치된 자료에 따르면 이슬람 사원은 모두 정부 소유며, 헌금이 따로 없고 월급의 3~5%를 종교세로 낸다. 또한 형상 숭배를 금하므로 책과 기도로만 신심을 표한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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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잘의 두 얼굴-아와나키잘과 야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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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 트렝가누에서 차로 4시간을 달리면 키잘에 닿는다. 트렝가누주 남쪽 케마만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불리는 키잘 해변에는 말레이시아 최고의 리조트로 꼽히는 아와나 키잘이 있다. 옆에서 보면 마치 피라미드를 쌓아올린 듯한 모양을 띠고 있는 리조트 주변에는 야자수와 조화를 이룬 환상적인 골프코스가 펼쳐져 있으며, 골프 코스를 따라 아름다운 해변이 자리하고 있다. 골프 코스의 아름다움을 더 즐기려면 자전거로 끄는 트라이쇼(2인용 3륜차)에 올라 코스를 한 바퀴 돌아보면 된다. 아와나에서 미련한 옵션 패키지로는 활쏘기와 테니스, 캄퐁투어, 캠핑, 정글 트레킹, 제트보트 등이 있으며, 워터폴로와 발리볼, 비치볼 등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저녁이 되면 야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한다. 차로 15분 정도 달리면 우리네 재래시장과 너무도 닮아 있는 야시장에 도착한다. 키잘에는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시장이 다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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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게 열리므로 시간만 맞추면 트렝가누주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연두부와 코코넛 음료, 볶음국수, 숯불 바비큐, 과일 등 먹거리와 즐비하며, 카메라를 갖다 대거나 말을 걸면 부끄러워하면서도 예의를 갖추는 아주 착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이 작은 바닷가 마을이 이방인에게 주는 선물은, 야시장을 구경했을 때 비로소 다양하고 풍성해진다. 낮에는 으리으리한 리조트에서 썬탠을 하고, 밤에는 사람 냄새 진하게 나는 야시장에서 10링깃짜리 슬리퍼를 사는 것. 정말 괜찮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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