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록달록한 단풍과 푸른 하늘이 가을의 시각적 풍요로움을 책임지는 코드라면 송이는 가을의 미각을 대표하는 몇 가지 음식 중에 하나다. 햅쌀밥보다 고소하고 알대추보다 향긋한 송이의 풍미를 다양한 조리법으로 음미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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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어떻게 먹을까 |
| 영양과 맛이 모두 범상치 않은 송이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면 생산량이 충분치 않다는 것. 잘 알려졌다시피 수십 년 이상 나이를 먹은 솔숲에서만 자라나는 송이버섯은 인공 재배가 불가능해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등 국내 한정된 지역에서만 가을철에 수확된다. 그나마다 대부분의 수확물이 곧바로 일본으로 수출돼 국내에서 유통되는 양은 언제나 부족하다고 한다(참고로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송이버섯은 송이버섯과는 전혀 다른 버섯이다. 고백하자면 기자는 새송이버섯이 송이가 아니라 느타리버섯을 품종개량한 것이며, 정식 이름도 큰느타리버섯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이러니 정말 제대로 된 송이를 맛보려면 글자 그대로 '큰 맘'을 먹어야 된다. |
| 자, 그렇게 어렵게 구한 송이를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음식을 먹는 방법에 정답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송이라는 귀한 재료의 가치를 가장 잘 느끼는 방법은 역시 조리하지 않고 먹는 것이다. 일식집 같은 곳에서 가끔 나오듯 팬에 살짝 익혀 소금과 참기름에 찍어먹는 것도 흔하고 맛있는 방법이나, 미식가들은 하나같이 자연송이는 그 상태 그대로 먹는 것이 최고라고 입을 모은다. 전복 고유의 질감과 향을 제대로 맛보는 방법은 전복을 싱싱한 회로 먹는 것이듯, 수십 년 동안 쌓인 소나무의 엑기스를 담고 있는 듯한 송이의 향기를 음미하기 위해 다른 조미료나 조리 과정은 필요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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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가 선보이는 삼색 요리법 |
| 자연 상태의 송이를 흙만 털어 내거나 물에 살짝 씻어 그대로 먹는 행복감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송이를 맛보는 법을 오로지 한 가지로만 제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송이의 맛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송이의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미각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왔기 대문이다. |
| 중부권에 있는 유일한 특1급 호텔인 라마다플라자 청주호텔의 레스토랑인 미야조노(일식, 043-290-1201)와 베이징(중식, 043-290-1210), 사모스(이탈리아식, 043-290-1233)도 가을철에 맞는 송이 요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선보이고 있는 곳이다. 이들 레스토랑이 내놓는 송이버섯 요리는 한결같이 날로 먹는 송이맛의 아성에 도전하고자 노심초사한 주방장들의 야심이 엿보이는 '작품' 들이다. 서울의 특급 호텔에서 수십 년의 경력을 쌓은 뒤 이곳으로 '스카웃(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박준식 총주방장이 소개해 주는 요리들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테이블 위에서는 송이 자체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색깔과 맛이 춤을 췄다. 그 속에서도 입맛을 돋우는 송이의 향은 여전히 돋보였다. |
| 재미있는 점은 이들 세 레스토랑이 각각 어느 요리를 만들었는지를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중식은 중식답게 기름에 볶았고(자연송이버섯과 쇠고기) 일식은 일식답게 살짝 굽거나 튀겼으며(자연송이 버터구이, 모듬튀김) 이탈리아식은 역시 고소한 치즈를 빼놓지 않았다(자연송이 리조또). 이렇게 각기 다른 스타일을 고집한 요리들은 적녹청의 3원색처럼 서로 묘하게 어울렸다. 물론 쇠고기 안심과 송이버섯, 마늘을 비롯한 다양한 보조재료가 조화된 '자연송이버섯과 쇠고기' 처럼, 각각의 음식 속에 들어간 재료 역시 보기 좋게 어울렸다. 아스파라거스, 죽순, 버터, 바질, 생크림 등 송이버섯과 어울리는 재료의 범위는 넓고도 깊었다. 이는 어떤 방식으로 요리해도 문드러지거나 눅룩해지지 않는 단단한 몸체와 어떤 재료와 어울려도 불협화음을 내지 않는 맛과 향을 송이가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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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처럼 향기로운 가을여행 |
| 기자가 취재를 위해 청주를 방문했을 때, 하늘과 땅은 하나로 가을 향기를 내뿜기 시작하고 있었다. 봄은 남쪽에서부터 위로 올라오고 가을은 북쪽에서 아래로 내려오니 국토의 중앙에 있는 이 지역은 항상 본격적인 계절의 전환을 알리는 기준점이다. 이곳에 가을이 찾아왔다는 것은 한반도 전체가 가을로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뜻. 게다가 제철 송이의 향기를 채 지우지 못한 터라 기분까지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청주에서 보은으로 향하는 512번 지방도 위는 그래서 올까을 들어 맛본 가장 '가을다운' 길이었다. |
| 속리산 국립공원의 서쪽을 한달음에 구경하기 위해서는 보은과 괴산을 잇는 37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내륙순환관광도로' 라는 특별한 이름이 붙은 만큼 이 길을 이용하면 한쪽에는 아름다운 속리산의 굴곡을, 다른 쪽에는 누렇게 익은 들판을 끼고 달리면서 북쪽의 선유구곡과 화양구곡에서부터 남쪽의 법주사와 정이품송, 서원계곡과 선씨고가까지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다. 속리산 자락에 있는 큰 절인 법주사에도 가을은 완연했다. 거대한 청동미륵불은 머리에 새파란 하늘을 이고 있었고,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5층탑인 팔상전 처마는 서늘한 가을바람에 몸을 가볍게 떨고 있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절 앞마당에 가득 메운 연등들. 저마다의 소원을 품고 매달려 있는 오색 등은 가늠할 수 없는 높이의 소원과 기도와 꿈을 하늘 높이 날려 보내는 것 같았다. 법주사를 상징하는 두 키다리 건축물은 이에 비하면 오히려 소박해 보이기까지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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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라마다 플라자 청주호텔 |
| 전화_043-290-1000 |
| 웹사이트_www.ramadakorea.co.kr |
| 찾아가는 길_서울을 기준으로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오창나들목을,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청주나들목을 이용해 청주 시내로 진입한 후 시청방향으로 가면 동쪽에서 찾을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