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말 여행지는 어딜까? 궁금해 하며 열어본 파일 안에는 '강릉' 이라는 키워드가 들어있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칠 것' 이란 예상과 달리, 여행 전 날의 잠은 달기만 했고, 꿈속에서는 내내 바다를 닮은 푸른 커서가 깜박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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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봉평의 메밀꽃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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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 토요일 아침. KNTO 주말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족들은 두 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한참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강원도 봉평으로 향했다. 오전에 일찍 출발했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봉평에 도착할 때까지 곤한 잠을 잤다. 설핏 눈을 뜨자 차창 밖 하얗게 펼쳐진 메밀꽃밭 위로 가랑비를 흩뿌리고 있었다. 잠에 취해 껌뻑이던 두 눈에 비친 그 풍경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하얀 소금밭. 비록 달 밝은 밤은 아니었지만, 순간 달빛 환하게 비치던 어느 밤 초라한 행색의 세 사람과 한 마리의 나귀가 소금을 뿌린 듯한 밭길을 걷는 모습이 보인 것도 같다. 아니, 그럴 리는 없다. 분명 여행에 대한 기대로 들떠있던 전 날 밤 꿈속에서 본 것이리라. 마을 입구에 버스가 정차하자 사람들이 하나 둘 짐을 챙겨 일어난다. 마을은 이미 일찍부터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체험단 참가자들은 메밀꽃밭과 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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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개별적으로 둘러본 후 언덕 위에 있는 이효석 문학관에서 만나기로 하고 흩어졌다. 사진기를 가져온 사람들은 메밀꽃밭에서 연신 셔터를 눌렀다. 프레임 속, 사람들은 온통 하얀 메밀꽃의 바다에 푹 빠져있는 듯 했다.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이들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메밀꽃밭에는 나귀도 장돌뱅이도 없었지만, 비 때문인지 하얀 메밀꽃은 더욱 선명했다. 메밀꽃밭을 지나 이효석 문학관까지 둘러본 후, 메밀로 만든 냉면과 전병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메밀안에 매콤한 김치를 넣어 두른 메밀 전병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점심 식사를 한 곳은 장터 안에 있어서 버스로 돌아가는 길에 널뛰기, 고무신끌기, 비석치기, 제기치기, 제기차기, 지경다지기, 굴렁쇠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을 하거나 메밀로 빚은 술과 메밀꽃으로 만든 꿀차 등 지역 특산품을 시식하며 한참 흥이 오른 축제의 열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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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모르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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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부르고 눈과 귀, 입까지 즐거우니 뭘 더 바랄까 싶었는데, 잘 먹고 잘 논 후에도 할 일이 또 있었다. 맑은 공기로 충전된 산길을 걷는 일! 오대산 국립공원의 소금강 계곡에 서자 머리 위로 시원한 바람이 스쳐갔다. 소금강? 이번 여행의 테마가 소금이었나? 혼자 생각의 나래를 펼치는데 계곡 앞에서 체험단을 맞아준 자연 해설사가 "소금강은 '소금' 강이 아니라, 풍경이 금강산을 닮았다고 해 작은 금강 '소금강' 이라고 불립니다" 라고 설명을 한다. 모르는 것 투성이다. 진짜 나무라는 뜻의 참나무속에는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등이 있다는 것, 거미는 다리가 8개여서 곤충이 아닌 동물로 분류된다는 것, 차 한 대가 뿜어내는 연기를 정화하려면 45 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는 것도 몰랐다. 말로만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배우자고 해왔던 것 같다. 계곡 옆 공터에 앉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설명을 듣다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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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 벌써 내려갈 시간이다. 아쉬워하는 낯빛을 보았는지 해설사가 가장 어린 꼬마에게 가지고 있던 도토리를 쥐어준다. 농담삼아 "이 도토리를 심으면 또 커다란 도토리나무가 생겨. 잘 키워서 맛있는 도토리툭을 만들어 먹어"하자 아이는 배시시 웃으며 "고맙습니다" 인사한다. 꽤 오래 걸었는지 산을 내려오니 또 금세 배가 고프다. 저녁은 복사꽃마을에서 준비한 곤드레나물밥. 나물과 양념을 넣어 비벼먹는 밥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복사꽃마을은 주문진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농사체험마을로, 강릉시내 복숭아 판매량의 60퍼센트가 이곳에서 판매될 만큼 복숭아 농장이 많다. 이곳에서는 봄과 여름, 복사꽃 축제와 허수아비 축제도 열린다. 저녁 식사 후에는 마을 회관에 모여 짚으로 작은 허수아비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끙끙거리며 만든 허수아비가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손에 꼭 쥐고 놓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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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복숭아, 100년 건강 보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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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첫 번째 일정은 기다리던 복숭아 따기 체험! 경운기와 트럭, 버스에 나눠 타고 가까운 복숭아 농장으로 향했다. 기다리고 잇던 농장 주인은 가족 당 한 개씩 빈 과일 박스를 나눠주며 마음껏 따라고 한다. 농장에 들어갈 차례를 기다리며 아주머니가 깍아주는 복숭아를 맛본다. 과육이 달다. 새삼스레 빈복숭아 박스가 달리 보인다. 사람들은 '튼실한 놈으로 잘 골라야지. 과일 값이 금값이라는데' 라는 표정으로 열심히 복숭아를 딴다. 복숭아로 곽 차다 못해 넘치는 박스를 들고 농장을 나온 사람들은 다들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지날 때 우리 마을 한 번 씩 생각해 주세요" 하시던 마을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다음 목적지인 주문진 등대로 향한다. 차를 타고 1시간 여를 달리니 드디어 저 멀리 푸르게 일렁이는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CF에 나올 것 같은 하얀 등대도. 1918년 강원도에 최초로 세워진 주문진 등대에는 드문드문 새로 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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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한 듯한 흔적이 있는데, 이는 전쟁 때 생긴 총탄 자국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등대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저 묵묵하게. 그렇게 생각하니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도 그다지 아프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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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솔리 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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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방문 한 곳은 1992년 손성목 씨가 세운 참솔리박물관이다. 이곳은 에디슨과 관련된 물건을 전시해 놓은 에디슨관과 희귀한 축음기와 라디오 등을 볼 수 있는 본관,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오르골부터 최신 디지털 장비까지, 소리의 역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에디슨 박물관 내에는 에디슨이 1877년 처음 발명한 틴호일 축음기와 초기의 영사기, 전구를 비롯해 랜턴, 발전기, 손전등, X-ray, 등사기, 복사기, 전기 선풍기, 토스터, 재봉틀 등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생활 용품을 만들었다는 에디슨의 발명품들이 뺴곡히 전시되어 있다. 한편 본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축음기와 1925년 최초로 개발된 베어드 TV, 세계에서 한 대 뿐이라는 제임스 와트 등사기와 스탠드의 시초인 벽면 부착용 전구, 축음기 바늘통과 극장 티켓 등 방대한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자료들을 한 개인이 수집하고 또 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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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체험단을 만나기 위해 달려온 손성목 씨의 말을 들으니 이해가 될 듯도 했다. "이 자료는 모두 제 것이 아닙니다. 이건 대한민국 겁니다. 우리나라는 처음 축음기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100년이고 200년이고 시간이 지난 후 축음기를 만들었던 서양 사람들이, 그 시초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로 오게 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부터 강릉시에서는 참소리 박물관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다. 한참 마무리 작업 중인 새 박물관은 11월초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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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정보 |
| ⊙ 평창군청 문화관광과_033-330-2399 www.yes-pc.net |
| ⊙ 효석문화제위원회_033-335-2323 www.hyoseok.com |
| ⊙ 복사꽃마을_011-366-5203 http://dohwa.invil.org |
| ⊙ 참소리박물관_033-652-2500 http://cafe.daum.net/charmsoriNedison |
| 한국관광공사의 '2006 체험! 가족여행' 홈페이지 |
| (http://community.etourkorea.com/familytour)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하고 '행사 참여' 란에서 신청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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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첫 번째 여행지는 전남 나주(14일 출발), 두 번째 여행지는 전북 순창(28일 출발)이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하반기 체험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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