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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스위스] 도시분류 : [융프라우]
기사제목
[COVERSTORY] 철도에 몸을 싣고 알프스를 누비다_Villages
|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에 오르내리기 위해서는 알프스의 여러 마을을 거쳐야 한다. 어떤 이는 하이킹이나 바이킹, 트레킹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암벽을 타고 기필코 기어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융프라우의 다양한 철도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최고다. 한 걸음 물러서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고,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으며, 또 기차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주는 그 낭만적인 느낌이 좋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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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로 가는 길목에 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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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쯤이라도 융프라우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라면, ‘인터라켄(Interlaken)’이라는 지명이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호수 사이의 도시’라는 뜻을 지닌 인터라켄은 그 이름 그대로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내려 만들어낸 툰과 브리엔츠라는 호수 사이에 고즈넉이 자리한, 융프라우 여행의 관문 도시다. 이 도시는 19세기, 이탈리아 여행객이 몰려들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된 관광 중심의 도시로, 인구는 약 5천 명 내외의 작은 규모의 도시지만, 전 세계에서 융프라우를 여행하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일년 내내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따라서 여행객을 위한 숙박 시설은 물론 각종 편의 시설이 완벽하게 발달되어 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상업적인 면만이 부각되지는 않아 여행객들로 하여금 알프스의 여느 마을에서 느껴지는 낭만과 여유에 대한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다. 번화한 상업 시설 주변으로는 녹음이 우거진 공원과 산책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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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리하고,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의 아기자기한 건축물들은 아름다운 산자락을 배경으로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융프라우의 관문 도시 역할을 하는 인터라켄에는 오스트(Ost)와 베스트(West) 두 개의 기차역이 있는데, 유럽 전역으로부터 들어오는 대부분의 기차는 베스트역을 중심으로, 융프라우를 여행하기 위한 철도 노선은 오스트 역에 집중되어 있다. 두 역 사이는 도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메인 거리인 회베그(Hoheweg)로 이어져 대략 30분 정도 걸으면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이 거리에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아이템이 즐비한 각종 숍과 부티크, 갤러리, 그리고 레스토랑, 바, 나이트클럽 등이 자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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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운동화 한 켤레로 알프스 마을을 산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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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본격적으로 융프라우 기차를 타고 산악 여행을 떠나보자. 남쪽에 우뚝 솟은 융프라우를 향해 인터라켄 오스트 역에서 출발하는 모든 산악 기차는 ‘빌더스빌(Wilderswil)’이라는 작은 마을의 기차역을 통과한다. 이 역에서는 계속해서 서쪽의 라우터브룬넨과 동쪽의 그린델발트로 가는 기차와 야생화가 만발하는 쉬니게 플라테로 가는 산악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인구 2천 3백여 명(이들 대부분은 소를 키워 우유와 치즈를 생산하거나 목수 일을 주업으로 한단다)의 작은 마을인 빌더스빌은 그 이름에서도 눈치 챌 수 있듯 워낙은 1천 4백 년 전, 독일인 9백여 명이 정착한 마을이었단다. 그 당시 빌리 해리(Billy Harry)라는 독일 사람의 이름으로부터 마을이름이 유래되었다는데, 그래서인지 곳곳에서 과거 그들이 일궈낸 흔적들을 심심치 않게 엿볼 수 있다. 특히 마을의 윗부분에 해당하는 오베르도프(Oberdorf) 지역의 쇤뵐(Schonbuh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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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는 공동묘지에서는 당시 그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팔찌와 목걸이, 벨트 장식, 심지어 무기까지 발굴해 전시하고 있다. 이 작고 아담한 마을에는 유난히 좁고 구불구불해 마치 은신처로 숨어들어가는 듯 착각을 일으키는 미로 같은 길이 많은데, 이는 17세기에 이 마을 전체를 휩쓸었던 돌림병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 마을의 모든 길이 미로는 아니다. ‘배렌플라츠(Barenplatz)’라 불리는 이 마을의 중심지는 이런 길들에 비하면 무척이나 넓은 축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도 왕복 1차선 정도라고 한다면, 그 규모가 얼마나 소박한지 상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바로 이 마을이 주는 매력이다. 비록 작지만 이 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모든 스위스의 전통 가옥은 꾸준하게 개・보수를 거쳐 기본 3백 년 이상 된 것들이라고 하니 말이다. 마을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배렌플라츠의 랜드 마크는 라임 나무와 두 개의 우물이다. 짐작컨대 그 높이가 다른 것으로 보아 졸졸 흐르는 우물 하나는 지나가는 행인을 위한 식수고, 또 다른 하나는 애완견을 위한 것이 아닐까, 멋대로 상상해본다. 가이드는 두 개 모두 식수라고 우기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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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흥분과 무한한 안락함이 공존하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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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델발트에서 액티비티의 천국인 피르스트(First)로 오르기 위해서는 약 10분 정도 동쪽으로 걸어가 곤돌라를 이용한다. 해발 2,168미터의 피르스트로 오르는 곤돌라에서 바라본 풍경은 평화로움과 웅장함 그 자체다. 취재팀이 이곳을 방문했던 시기만 해도 아직은 소들이 방목된 상태에서 자유롭게 푸른 초원을 노닐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샬레의 창문과 울타리에 장식된 꽃들도 형형색색으로 단장되어 있었다. 본격적인 겨울 시즌이 시작되는 10월이면, 목에 같은 종을 매단 소들은 주인의 부름을 받고 그들이 추위를 이겨낼 따뜻한 보금자리로 돌아갈 것이고, 그들이 하루를 보냈던 푸른 초원은 단풍으로 물들었다 잠시 낙엽을 보듬은 다음, 폭신한 눈으로 덮이기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스키와 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한 완벽한 스팟으로 변모를 꾀할 것이다. 고개를 들어 알프스의 산자락을 바라보면 아이거와 융프라우은 물론 ‘두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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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땅’이라는 뜻을 지닌 ‘쉬렉펠트(Schreckfeld)’와 같은 봉우리들이 그 웅장하고도 위엄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약 30분 동안 이렇듯 숨막히는 풍경을 즐긴 후에 도착한 피르스트 역 근처에는 아담한 교회 하나가 자리한다. 이곳은 패러글라이딩 출발지가 있을 만큼 깎아지른 듯한 절벽 바로 앞에 위치하는데,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웨딩 채플을 거행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그 위쪽으로 자리한 ‘마운틴 로지(Mountain Lodge)’에서 산악인들과 더불어 포근한 분위기에서 허니문을 즐겨보는 독특한 경험도 해봄직 할 것 같다. 피르스트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에 대해서는 다음 테마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다시 그린델발트로 돌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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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한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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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그린델발트에서 서쪽으로 길을 떠나본다. 그린델발트 역에서 그룬드(Grund)를 거쳐 피르스트에 오를 때와 비슷한 규모의 곤돌라를 타고 멘리헨(Mannlichen)으로 향한다. 멘리헨에는 해발 2,227미터 높이에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어 아이거, 융프라우, 묀히의 세 봉우리는 물론 베르너 오버란트의 목가적인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다. 더불어 벤겐(Wengen)으로 향하는 규모가 큰 케이블카에 탑승해서도 이렇듯 기막히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역시 즐길 수 있다. 사방으로 시원스럽게 뚫린 창문을 가진 30명 정원의 케이블카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1천 미터 가량 아래 자리한 마을인 벤겐으로 취재팀의 몸을 훌쩍 내려다 놓는다. 벤겐은 간혹 보이는 무공해 연료를 사용하는 택시 외에는 대중 교통이라고는 기차 밖에 없다는, 그야말로 무공해 마을이다. 마을 전체를 한바퀴 돌아보는데 채 반나절이 걸리지 않을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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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늑한 규모의 벤겐 마을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여름을 떠나보내고 본격적으로 겨울 스키 시즌을 대비해 여러 시설물들에 대해 보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소음도, 먼지도 없이, 신기하게도 말이다. 이 고요한 마을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밭에서 바로 수확해낸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파는 식료품 가게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판매하는 작은 숍에서 나지막하게 나누는 마을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언덕 위의 작은 교회에서 울려퍼지는 애잔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만이 있을 뿐이다. 융프라우 마라톤 대회가 열렸던 불과 2주 전의 환호성이 그저 아득한 먼 옛날 옛적의 일처럼 말이다. 이곳에서 다시 열차를 타고 내려와 라우터부룬넨(Lauterbrunnen)에 이르면 그 고요함은 극에 달한다. 이 마을에서는 그저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시적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지는 ‘스타우바흐(Staubbach)’ 폭포의 물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이 폭포는 총 247미터로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가장 긴 폭포였는데, 최근 오스트리아에게 그 자리를 뺏겼다고 한다. 물론 날씨가 추워지면 그 유량이 줄어들어 폭포의 규모는 다소 작아지겠지만 결코 얼지 않기에, 올 겨울에도 폭포를 끼고 암벽 등반을 하는 이색적인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부러 이곳을 찾는 모험가들이 많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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